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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대한 Jul 27. 2024

나 때는 말이야

             

영어에 Old Man wisdom이라는 말이 있다. 노인의 지혜라는 뜻으로 노인의 경험을 존중하는 서양의 문화를 대변하고 있다. 그들은 노인의 오랜 삶에서 얻은 지혜를 배우고, 오늘에 되살려 더 현명하게 살 수 있도록 활용하는 것이다. 반면에 우리에게는 Latte is a horse라는 말이 있다. ‘나 때는 말이야’를 희화화한 말이다. 이 말속에는 노인의 잔소리 같은 자랑을 들어주기 싫다는 뜻이 있다. 어떻게 이런 문화의 차이가 발생했을까. 이런 차이에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을 것이지만 내가 보는 이유는 크게 2가지다.          

첫 번째는 우리가 대화에 서툴다는 것이다. 특히나 세대 간 대화가 서툴다. 대화가 서툴다는 것은 서로 간에 대화를 통해 얻고자 하는 것과 말하고자 하는 것을 요령 있게 전달하거나 받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결국 대화 기법에 대해 배울 기회가 없었거나 혹은 미숙한 것이다. 대화 기법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있는지를 이야기해 보면 금방 그 밑천이 드러난다.          

우리는 어려서부터 수많은 대화를 하면서 성장하기는 하지만 부모와의 대화를 통해서 구체적 대화 기법을 배우고 익힐 기회가 적었다. 그전 세대가 그러한 분야의 배움이 짧았던 까닭이다. 그 부족함을 학교에서 채워야 하는데 학교에서도 그러한 분야의 배움의 기회가 적기는 마찬가지다. 따라서 대화하는 데에 매우 서툴게 되었다. 대화 기법의 부재는 효율적인 대화를 어렵게 한다. 이러한 비효율화는 대화를 결론과 대책으로 모아 나아가는 것이 아니라 곧장 다툼으로 이어진다.      

둘째의 이유는 수직적인 문화에 있다. 우리의 지식은 상호 교류의 방식이 아니라 일방통행식인 경우가 많다. 즉, 의견의 상호 비교를 통한 발전이 아니라 한쪽에서 다른 쪽으로의 전달방식인 것이다. 이런 강압적인 분위기에서는 대화가 될 수 없다. 훈시나 교육에 가까워지는 것이다. 그것이 노인의 잔소리로 여겨져서 젊은 세대의 반발로 이어진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서로 묻고 질문하며, 대답하고 자신의 의견을 제시하고 비교하는 문화가 싹트지 못한 이유다.          

만일 이러한 생각이 맞는다면 세대 단절의 원인이 노인 존중 문화 부족이 아니라 수직적이고 위계적인 문화로 인한 거부가 그 배경이 된다. 따라서 우리가 수직적인 문화를 해체하고 나이나 성별이나 재산의 다소에 상관없이 누구나 동등한 입장에서 자신의 입장을 피력하고 비교, 검토할 수 있는 대화 문화로 변할 수 있다면 우리는 더 넓은 세대 간에도 다양한 대화를 통해 의견을 나누고 배워나갈 수 있는 사회를 이루어나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존중하는 문화는 쌍방향이다. 존중이 무너지면 상호 배움의 대화가 이어질 수 없다. 이제라도 우리가 상호 존중하는 문화 속에서 대화를 이어나가는 것을 문화로서 안착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래야 선대의 문화가 계승, 발전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비폭력대화(마셜 B. 로젠버그 지음, 캐서린 한 옮김, NVC발행』와 같은 책의 보급과 교육이 확대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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