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화. 번아웃의 빛과 그림자

by Rachell Consulting

팀 회식 자리에서

오늘은 오랜만에 팀 점심 회식이 있었습니다.
서로의 근황을 묻고, 자연스럽게 업무의 어려움을 공감하는 시간이었죠.

그때 옆자리에 앉은 동료가 말했습니다.
“퇴사하면 이 아이템은 제가 가져가서 사업할 거예요.”

순간, 그 말속에서 직장생활의 부조리함과 곧 퇴사를 결심한 마음을 읽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동시에 깨달았습니다.
아, 직장인들은 결국 다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구나.


회사라는 곳의 현실

회사 업무를 하다 보면 의욕이 꺾이는 순간이 수시로 찾아옵니다.
내가 야심 차게 준비한 보고 자료가 처참히 수정되어 원안을 찾아볼 수 없게 되거나,
인사이트가 부족한 누군가의 한마디로 사업의 방향이 통째로 바뀌어버리기도 합니다.

사회 초년생 시절의 저는, 회사란 일정 수준 이상의 지적 집단이 모여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내리는 곳이라고 믿었습니다.

하지만 현실의 회사는, 때로는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열정적으로 추진하던 사업을 중단하고,
함께 땀 흘렸던 유관 부서와 협력업체들에게
“이제 그 모든 건 없던 일로 하자”라고 통보해야 하는 곳이었습니다.

그 순간마다 고용인으로서의 한계와 무력감을 절실히 느꼈습니다.


다른 삶을 꿈꾸지만

그럴 때마다 생각합니다.
“내 사업을 시작해 내가 좋아하는 일에 몰입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현실은 다릅니다.
매일의 직장 생활에 치여
가족과 함께 먹을 저녁 밥상조차 제대로 차릴 에너지와 시간도 없는 날들이 이어집니다.
때로는 “다음 생엔 사람 말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돌로 태어나고 싶다”는 생각까지 듭니다.


아직도 학생 같은 마음

그럴 때면 저는 아직도 학생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침이면 엄마가 차려준 밥을 먹고, 큰 고민 없이 등교하던 시절.
정해진 기간 동안 무조건 다녀야 했던 학교.

하지만 직장생활은 기간이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입시처럼 뚜렷한 목표도 없고, 미래는 막연합니다.
불안은 커지고, 그럴수록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마음이 몰려옵니다.
집에 있어도 집에 가고 싶다는 이상한 감정은 아마 이런 번아웃의 그림자일 것입니다.


다시 마음을 다잡으며

자기 계발서의 고전, 나폴레온 힐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스스로의 한계를 인식하지 않는 한 우리 마음에 한계는 없다.”

저는 직장생활을 경제활동의 단 하나의 수단으로만 여겨왔습니다.

그 외의 대안은 아예 생각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결국 제 마음에 스스로 강력한 한계를 만들어놓았던 것이죠.


마무리

이쯤 되면, 직장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단순한 동료가 아니라
나의 인생을 비추는 거울 같은 존재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들의 말과 표정, 그리고 내 안에서 올라오는 번아웃의 감정 속에서
나는 오늘도 나를 돌아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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