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화. 직장에서 어디까지 책임져야 하나요?

억지로는 오리도 못 간다

by Rachell Consulting

옆 팀 김책임과 업무 대화를 나누다 보면, 주어나 사건의 이유 등 중요한 내용이 빠져 있어서 도대체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나: 책임님, 요청하신 납품 일정이 촉박한데요, 혹시 발주처 계약은 되었나요?

김책임: 내일 발주처를 만나러 가요.

나: 아, 아직 발주처와 계약이 안 된 걸까요? 상품을 발주하려면 계약서가 있어야 해서요. 빠르게 진행되어야 할 것 같아요.

김책임: 내가 삼일 전에 발주처에 견적서를 줬어요.

나: 그럼, 발주처 담당자가 계약을 펜딩하고 있는 건가요? 납품 일정이 촉박한데 이유는 뭔가요? 보완할 서류가 있는 걸까요? 그래서 계약은 언제 되는 건가요? 납품 일정은 어떻게 되는 거고요??


20분 넘게 대화를 이어갔지만, 업무 진행을 위한 기본적인 정보조차 얻기 어려웠습니다. 김책임의 이런 화법은 한두 번이 아니었고, 이번 건도 납품 지연이 본인 책임으로 돌아가는 것을 피하려는 듯했습니다. 늘 내일도, 네 일도 아니라는 식의 두루뭉술한 태도 때문에 동료들까지 지쳐가고 있습니다.


직장에서 책임이란 무엇일까

직정 내 협업은 부서별 R&R이라는 큰 틀 안에서 이루어지지만, 결국은 담당자 간 협의에 따라 실무가 굴러갑니다. 여러 명의 담당자가 릴레이식으로 일을 하는 구조이기에, 업무를 진행하다가 뜻밖의 이슈가 발생하면 즉시 알리고 적절히 조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하지만 실수나 문제를 두려워해 보고를 미루거나, 변경된 내용을 유관 부서에 알리지 않아 결국 일을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사람이 하는 일이라 한두 번은 있을 수 있는 일이지만,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 결국 **“함께 일하기 싫은 사람”**이 되고, 직장 내 평판에도 치명적인 악영향을 줍니다.


기꺼이 책임지는 태도

어차피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면, 차라리 기꺼이 책임지는 것이 낫습니다. 그게 덜 스트레스받는 길이기도 합니다.

내가 맡은 영역을 책임감 있게 끌고 갈 때, 주변도 자연스럽게 나의 업무를 인정하게 됩니다. 결국 장기적으로는 나라는 사람의 브랜딩으로 돌아옵니다. 반대로, 조금의 책임도 지지 않으려는 ‘면피’ 마인드로 일관하면 무책임하고 무능한 사람이라는 인식만 남습니다.


억지보다 자발성이 낳는 성과

“누구든지 너로 억지로 오리를 가게 하거든(약 2km), 그 사람과 십리를 동행하고(약 4km).”

– 마태복음 5장 41절


사람은 억지로 하는 일에서는 능률이 오르지 않습니다.
오히려 적극적인 태도로 임할 때 숨어 있던 실력이 드러나곤 합니다.

얼마 전 회사에서 연초 수립한 매출 계획이 달성되지 않아 대책을 논의했습니다. 담당자에게 “왜 이렇게 실적 차이가 나나요?”라고 묻자, 돌아온 답은 이렇습니다.

“그거 전임 사업부장이 무리하게 잡은 숫자라서요. 지금은 그분이 없으니 어쩔 수 없죠, 허허.”

상사가 정한 목표라 하더라도, 담당자로서 검토 후 불가능하다면 조정했어야 합니다. 만약 어쩔 수 없는 탑다운 오더였다면, 근거와 과정을 기록해 두는 것이 필요했습니다. 결국 목표를 세우고 실행하는 사람 역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입니다.


결국은 태도가 나를 결정한다

기꺼이 책임을 지겠다는 태도를 가졌다고 해서 나에게 무한 책임이 지워지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그런 태도 덕분에 주변은 나의 업무를 존중하기 시작합니다.

결국 직장 생활에서 나를 결정짓는 것은,
업무 실력 못지않게 작은 태도 하나입니다.


#직장인의책임 #태도의힘 #직장생활브랜딩 #업무태도 #책임과성장


keyword
작가의 이전글12화. 오늘은 어떤 언어를 사용하실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