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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타샤 Aug 12. 2022

MINDFULNESS

의문을 가질 줄 아는 것이 곧 깨어있는 것이다. 

#마음챙김 #엘렌 랭어




작가는 반복적으로 

'마인드셋 mindset'으로 인한 '마음놓침 mindlessness'을 '마음챙김mindfulness' 상태와 비교한다.


개인적으로 'flow'와의 큰 차이를 잘 모르겠다.

순간에 몰입하는 것,

그래서 개인이 가진 기본적 편견 혹은 마인드셋으로 인해 현재의 변화를 놓치지 않는 것이

흠. 차이가 있는 개념일까?

마음 챙김의 상태 중 하나를 몰입 flow으로 볼 수도 있겠지만.

글쎄.

뭐 크게 보면 '현재를 즐겨라 carpe diem'이고,

불교적으로 보면 원효 대사의 '해골 물' 이야기다.


새로울 게 없다는 뜻이다.


마음 챙김이 유행한지도 꽤 오래되었고,

굉장히 친숙하며, 

가장 큰 장점은 전문가가 필요 없어도 치유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책에서 이야기하는 맥락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하고,

그것의 영향력은 치명적이다.

노화 혹은 신체 능력에 대한 연구에서도 개인이 자신에게 갖는 능력의 기대치나,

주변 환경에 맞추려고 하는 것이 얼마나 영향을 주는지 나타났으니깐 말이다. 


책의 연구 결과들이 흥미롭긴 했으나,

그보다는 창의성과 관련된 부분이 나의 주의를 끌었다. 


최근에 자주 생각하던 것들에 어느 정도 답이 되었기 때문이다. 


'왜 나와 타인은 다른가?

왜 이렇게 생각을 못 하나?

이게 정말 내가 특별해서인가?

다른 애들이 못하는 건가?

차이가 뭐지?

교육 정도가 다른 게 아닌데?'


이런 생각을 굉장히 자주 했다.

대학원을 다니면서 

협업을 좋아하는 나는 상당히 아쉬웠던 부분이기도 했고.


굉장히 힘들었던 2년을 보내면서 느낀 것은 

내가 다른 사람들보다 생각을 비틀거나,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거나,

기존의 틀 밖에서 생각하는 것에 능숙하다는 것이었다.


간단히 말해서 

다른 사람들이 연구의 주제를 찾고, 그것을 디벨롭하고,

피드백을 받고, 다시 디벨롭을 하는 과정을 원하는 대로 하는 것이 힘들다는 사실을 지난 학기에 알아챘다.

내가 좀 더 수월하게 한다는 것을 2년을 보내고 깨달은 것이다.

아마 다른 데 관심이 쏠려서 내 장점을 못 봤던 탓일 것이다. 

드디어 지금은 여유가 생겨서였을 수도 있고. 


연구가 많이 없는 주제였고,

그래서 관련 분야 연구를 많이 읽었으며

정확인 근접 분야 연구들도 함께 보았다.

선택지가 별로 없지만, 하고 싶은 게 확고했던 내 논문은 창의적이게 될 수밖에 없었다.

내가 원하는 것을 볼 수 있는 정확한 척도가 없었으니깐.


그래서 사실

피드백을 주는 입장이 되었을 때

이 명백한 것이 왜 안 보이는지, 

혹은 왜 알면서도 보완법을 가지고 오지 않는 지를 이해할 수 없었다. 

그런데 주변에서는

그냥 내가 다르고 예외라는 말만 하다 보니 납득이 되지 않았고,

'왜 차이가 나는지,

뭐가 다른 지'를 고민하게 되었다. 

같은 시간을 보내도

혹은 

더 신경 써준 시간을 보냈음에도

왜 그러는 걸까?


개인차를 따져보면 나는 내 주변 

같은 나이대 동료들보다 많은 경험을 했다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아르바이트도 그렇고, 

워킹홀리 데이도,

대외 활동들,

페미니즘 활동 등.


그런데,

개인은 모두 다른 경험을 하지 않는가?

이게 그렇게 큰 차이를 이끌어 낼 것인가?

 

랭어가 계속 말하는 것은

새로운 범주를 만들어 내는 것이 창의력과 관련이 있으며

이는 이분법적으로 생각하지 않는 것에 영향이 크다고 했다.

즉, 기존 범주를 벗어날 수 있는 능력인 것이다. 


사실, 귀결되는 결론은 하나였다.

페미니즘.


개인적으로 독특하다고 느낄 정도로

내 대학원 연구실 동료들은 이에 무관심했다. 

20대 여성의 비율이 압도적으로 많다는 점에서

그러긴 조금 힘들다고 느꼈었는데.


이 책에서도 나오지만,

성소수자는

동성애자만이 아니다.

범주적으로 이성애, 동성애, 양성애 등으로 구별은 하지만,

스펙트럼으로 봐야 한다고 이야기를 자주 한다.

왜? 구분이 어렵기 때문이다.

'남자에게 끌리는 데 여자와만 연애해 본 사람은?

최근에 잔 사람은 여자이지만, 남자가 끌린다면?

최근 10년은 여자와만 연애했다면?

당신은 누구인가?'


기존의 범주가 잘못되었으며

이를 바꿔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

모든 사회운동의 기조이며

이것은 페미니즘도 동일하다.


개인적으로 이게 내가 남들보다

연구에서 뛰어날 수 있었던 이유라고 생각된다.

절대적인 것이 없다는 생각. 


이 책에서도 강조하지만,

특히 학계는 자주 쓰다 보면 절대적인 것이 된다.

처음엔 개인의 주장이었지만 이론이 되니깐.

대체로 그것에 반박하는 것을 어려워한다.

그때와 현재의 맥락이 바뀌었음에도 불구하고,

혹은 하나의 주장임에도 불구하고.


이제와 생각해보면,

내게는 성역이 없었다.


대가, 이름 있는 교수님, 지도 교수님 등등.

연구는 이름으로 하는 것이 아니고 아닌 것은 명백하니깐.

내 연구도 많은 한계가 있고,

모든 사람들의 연구가 그러하다. 


이 생각이 차이를 만들어 낸 것이 아닐까?


새로운 것을 써야 한다고 이야기하는 

다른 분야의 친구에게

기존에 것을 비판하는 것은 안되냐고 물었더니

자기가 보기엔 너무 잘 써서 문제가 없는 것처럼 느낀다고 했다.


그 답변 자체가 나에겐

의아했고 놀라웠다. 

세상에 그런 것이 어디 있나.

내가 쓴 것도 다시 보면 문제 투성이인데. 


그런 점에서 랭어의 

조건부로 질문하고 사고하라는 것이 흥미로웠다.

말 그대로 비판적 사고를 키우는 최적의 방법이 아닌가.

"00 용도로 쓸 수도 있지만, 아닐 수도 있어."

열린 결말은 생각의 여지를 남기니깐.


또한, 세부적으로 나누게 되면

장애인, 동성애자 등의 범주가 아니라,

'남성을 좋아하는 20대 남성,

한쪽 다리를 쓰기 어려운 여성'

이런 식으로 주변인을 범주가 아닌 사람으로서 인식하게 되다는

점을 명확히 밝혀서 좋았다. 


어느 정도 위로가 되는 점도 있었고.

질문하는 자는

조직을 위협하는 자가 되기 때문에, 

부적응자 취급을 받기도 하니깐 말이다. 

그 점을 정확히 짚어준 것도 좋았다.

그런 사람들이 창의적인 것이 당연하다고  말하는 것도.


마음 챙김이

너무나 

인기가 많은 반면에,

측정이 어렵고

치료에 적용을 하기에는

평균 이상의 사고 능력이 필요하기에 

사실 크게 관심이 없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여러 가지 정리된 부분들이 있었지만 의아하기도 하다.

심리학은 범주를 나누는 것에 정.말 진심인 분야인데,

이게 또 인기가 많다는 점이 

참..

아이러니했다.


랭어도 범주가 없다는 쪽이 아니라

새 범주를 만드는 것이 능력이라고 하면서도,

사실상 비정상은 정상이 있기에 나타나는 것이라고 할 정도로 

구분의 문제를 정확히 파악했기 때문이다.


마음 챙김이 익숙하지 않다면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p.17

  타인을 마음대로 재단하고 있을 때 우리는 마음놓침 상태다. 

...

자신이 또는 다른 사람이 그렇게 행동한 이유가 무엇인지 질문하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그 행동들 뒤의 동기를 이해하고 그것이 만성질환 증상들과 마찬가지로 때와 장소에 따라 달라진다는 걸 깨닫는다.


p.25

... 사람들은 새로운 것을 많이 알아차릴수록 그 활동이 더 좋아진 것으로 드러났다. 결국 따분함은 마음놓침과 상관관계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p.59

   다시 말해 주제가 아주 친숙한 것일 때에는 생각이 오히려 말하는 데 방해가 되었다. 


p.69

  우리의 욕망 뒤에 있는 것이 무엇인지 곰곰이 따져본다면 대다수 경우에는 우리가 원하는 것, 그러니까 사랑, 보살핌, 신뢰, 품위, 즐거움 같은 것들을 타협없이도 얻을 수 있다. 타협은 우리가 원하는 대상이 충분하지 못할 때에만 필요하다. 만약 우리가 인생에서 귀중한 것들이 한정되어 있다고 인식하지 않는다면 아마도 현재의 경직된 범주들을 그렇게 고집스레 고수하지는 않을 것이다. 


p.92

   우리가 다른 사람의 장점이나 성과, 개성을 부러워하는 것은 대개 잘못된 비교에서 비롯된다. 이를테면 그 사람이 거쳐온 과정이 아니라 그 사람이 들인 노력의 결과만을 보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p.104

  선입견은 사진과도 비슷하다. 동작이 아닌 의미가 고정된 채 남는다는 차이가 있을 뿐이다. 어린아이가 꼬장꼬장하고 성미 고약한 노인들 이야기를 들을 때 이 아이의 머릿속에서는 그 사진이 그대로 현상된다. 이 아이로서는 그런 문제가 자신과 거의 상관이 없다. 나중에 노인이 된 뒤에도 이 아이는 아마 그 이미지에 의문을 품지 않을 것이다.


p.117-8

  마음챙김 상태라는 것은 곧 새로운 정보에 개방적인 상태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범주 만들기와 마찬가지로 새로운 정보의 수용은 살아 있는 생물의 기본적인 활동이다. 실제로 새로운 정보가 결핍되는 것은 생물에게 해롭다. 


p.120

   관찰자는 행위자에 대해 행위자 본인보다 좀 더 냉정하게 평가하는 법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서로 주고받는 말이나 몸짓, 행동 하나하나가 적어도 두 가지 의미로 해석될 수 있음은 분명하다. 자발적이다 대 충동적이다, 한결같다 대 완고하다, 사람이 좋다 대 무르다, 열정적이다 대 너무 감정적이다 등등. 


p.123

  사람들이 어떤 행동을 할 때 그것이 다른 사람 눈에 부정적으로 보인다 하더라도 그 사람으로서는 충분한 이유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하는 것이다. 관찰자 입장에서 그 행동의 이유를 파악하기 어려운 경우라 할지라도 행위자가 의도적으로 인색하게, 또는 냉혹하게, 까다롭게, 고집스럽게, 칠칠치 못하게, 경솔하게, 무모하게 행동하는 일은 거의 없다. 

...

사실상 모든 행동이 관점에 따라서 부정적으로 보일 수도, 그런대로 참아줄 만하거나 정당화될 수 있는 행동으로 보일 수도 있다. 


 p.139

   실험으로 인해 생긴 삶의 변화 덕분에 노인들이 더 오래 살게 되었음이 분명했다. 우리의 '치료'(스스로 선택하고 결정하도록 권장하고, 책임지고 돌봐야 할 대상을 주는 것)는 결국 마음챙김을 증진하는 한 가지 방법으로 볼 수 있다. 


p.144

   뭔가를 하려는 의지가 좌절될 때 사람의 마음은 위축되어 다른 사람의 보살핌을 바라게 된다. 


p.173

  실험 참가자들은 성장과 발달이 멈추거나 내리막을 걷는다고 여겨지는 나이에 모든 종류의 변화를 보여줬고, 그 변화는 대부분 긍정적이었다. 


p.191

  남보다 더 창의적인 학생들은 관습에 따르지 않는 것을 상대적으로 허용하는 가정에서 자란 듯했다. 창의성 점수가 가장 높은 학생 중 일부는 실제로 남들 눈에 불순응자로 비치는 아이들이었다.


p.214

  우리가 놀이를 할 때 더 대담해지는 이유는 그렇게 해도 안전하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놀이를 할 때 우리는 자신을 평가하지 않는다. 놀이를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경우도 있지만, 그렇다 해도 우리가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것은 놀이 자체지 우리 자신이 아니다. 그렇지 않다면 그것은 진정한 놀이가 아니다. 


p.235-6

  사람은 처음 보는 자극에 눈길이 간다. 그런데 그 새로운 자극이 사람인 경우에는 노골적으로 바라보는 것이 문화적으로 용납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사람들이 어딘가 다르고 독특한 사람을 피하는 이유는 바라보고 싶은 욕구와 그렇게 하면 안 된다는 생각 사이의 갈등을 피하기 위해서일 수도 있다. 색칠한 깁스붕대는 상대방에게 바라보라고 먼저 권함으로써 이런 갈등을 해결해줬다. 갈등이 없으니 피할 필요도 없었던 것이다. 


p. 240

  장애가 있다는 사실을 안 좋은 수행 결과나 실패를 정당화하는 데 사용하는 것이다. 이런 변명은 우리 모두가 사용한다. 장애가 없는 사람들도 종종 '자기불구화 self-handicapping' 전략을 채택해서 실패했을 때 변명할 구실을 만들어둔다. 


p.241

  만약 장애가 있는 사람과 장애가 없는 사람이 새로운 과제를 받았는데 실패했다면(그리고 두 사람 모두 그 실패가 능력 부족 탓이라고 느낀다면), 장애가 있는 사람 쪽이 자존감 저하를 덜 겪을 것이다. 하지만 바로 그 보호가 오히려 장애인에게 해가 될 수도 있다. 기대 수준이 낮으면 수행 능력이 떨어지기 쉽기 때문이다. 


p.243

  이런 식의 불합리한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으면 주변 사람이 가진 재능을 활용하는 데에도 방해가 된다. 

...

동성애자라는 이유로 특정 정치인을 일부러 안 찍는다든지 여자 외과의가 미덥지 않아서 다른 의사를 찾는다든지 컨설턴트가 한쪽 팔이 없는 사람이라서 일을 맡기지 않는다든지 하다 보면 그 일에 가장 적임자를 놓치는 일이 생길 수 있다. 

  

p.246

  어떤 사람이 '비정상'이라 함은 그가 이른바 '정상' 집단에 속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결국 그 자체만으로 본다면 비정상이라는 개념은 아무것도 의미하지 않는다. 


p.289

  결정을 내리는 일은 데이터 수집과는 별개의 일이다. 데이터는 결정을 내리지 않는다. 결정은 사람이 내리는 것이다. 물론 쉽게 내리느냐 어렵게 내리느냐의 차이가 있지만 말이다. 어떤 결정에 대한, 또는 사람(친구, 애인, 배우자)에 대한 갈등이 문제가 되는 것은 우리에게 정보가 더 많으면 그 갈등을 어느 한쪽으로 해결할 수 있으리라고 믿는 경우다. 하지만 더 많이 따져본다고 도움이 되지는 않는다. 이런 고민에는 논리적인 종결점이 없기 때문이다. 

...

올바른 결정을 내리느라 전전긍긍하는 대신 자신이 내린 결정을 올바른 것으로 만드는 데 힘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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