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은 구름에 비 : 강릉

강릉은 뭐가 좋냐면

by 노니

바람이 쐬고 싶어졌다. 강릉 사장님께 연락을 했다. 놀러 오라고, 진작에 말씀하셨던걸 덥썩. 강원도 바람 수혈이 시급했다.

IMG_2337.JPG?type=w773

강원도에 접어 들고 나서는 내내 이런 풍경이었다. 뿌연 것은 구름. 구름으로 가득찬 하늘, 갈라진 틈 사이로 빛이 새어 나온다. 틈 사이로.

_
효지씨가 터미널로 마중 나와주셔서 또 넙죽, 차를 얻어 타고 왔다. 아니 글쎄 사장님은 병원에 입원 중이셨다. 아뿔싸. 몸이 안 좋으신것만 알고 있었는데, 수술 후 입원 중이시라니. 그런데도 꼭 꼭 꼭 오라고 해주시다니.

_
아늑한 집, 그대로였다.

IMG_2342.JPG?type=w773

안목 해변에 왔다.

IMG_2343.JPG?type=w773

사람이 빠져나간 바다

IMG_2351.JPG?type=w773

구석을 찾아다녔다.

IMG_2352.JPG?type=w773

날이 흐리다. 흐린 날의 바다도 좋지.

IMG_2353.JPG?type=w773
IMG_2356.JPG?type=w773

네 안목해변이네요.

IMG_2359.JPG?type=w773
IMG_2361.JPG?type=w773
IMG_2363.JPG?type=w773

사람 반, 갈매기 반. 갈매기의 험상궂은 눈매, 기여워.

IMG_2370.JPG?type=w773

파도가 점점 거세지고

IMG_2371.JPG?type=w773

풍경도 스산한데, 난 또 그게 좋으네.

IMG_2373.JPG?type=w773
IMG_2375.JPG?type=w773

바다도 좋지만, 멀리 보이는 눈 쌓인 산이 아주 일품이다.

IMG_2377.JPG?type=w773
IMG_2381.JPG?type=w773

그래도 추우니까 들어와서 커피랑 크루아상이랑.

IMG_2384.JPG?type=w773

카페에 잠깐 앉아 있는 동안, 금방 사방이 어두워졌다.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IMG_2388.JPG?type=w773
IMG_2390.JPG?type=w773
IMG_2393.JPG?type=w773
IMG_2409.JPG?type=w773

어두워진 동네를 조금 구경하고, 버스를 타고 다시 숙소로 왔다.

IMG_2411.JPG?type=w773
IMG_2413.JPG?type=w773
IMG_2416.JPG?type=w773

근처로 와서 장칼국수랑 소고기김밥을 먹었다. 남기더라도 둘 다 시키자 했는데, 조금 남기고 다 먹었다. 칼국수에는 냉이?가 들어 있었다. 맛이 특이한데 인상 깊었다. 가랑비 맞은 몸이 뜨끈한 국물에 녹았다.


_

image_8223178081520434914306.jpg?type=w773

놀러 오면 한 번씩 마시는 캔맥주. 집 앞 슈퍼에는 맥주 종류가 몇 개 없었다. 빗소리 들으며 꼬깔콘이랑 맥주 한 캔 하다가 KBS스페셜 땐뽀걸즈를 보기 시작했다. 찔끔찔끔 울어가며 헤헤 웃어가며.

_
너무 반짝거려서 깜짝 놀랐다. 나의 소녀시대도 분명 저만큼 반짝였을거다. 참 잘 웃는 소녀였다 나도. 툭하면 솔직해지고, 툭하면 웃어댔다. 많이 웃는다고 혼나기도 했으니, 참. 쓸데없는 일에 정성을 쏟고 전력을 다하는 그녀들이 얼마나 아름다웠는지, 스스로는 알까. 아마 모를거다. 그때는 화면에 얼마나 예쁘게 나왔는지가 더 중요할 나이니까, 그 순간의 소중함을 모를 수도 있지만. 시간이 지난 다음 다시 보면 얼마나 얼마나 감격스러울까. 중학교 동창 숙이가 너무 그리운 밤이었다.

슈가맨에 '칠공주'가 나왔다. 젤 어린 친구가 6살, 제일 언니가 10살이었다던 그들이, 10여년만에 슈가맨에 나온것이다. 그래봐야 지금 그녀들, 스무살 초반이었다. 허허. 신기한 일이지. 길죽한 팔다리에 예쁘게 기른 머리에, 숙녀가 되어 나온 그녀들의 무대를 보면서 사람들이 울었다. 어떤 감정인지 정확히 모르겠지만 사람들이 울었다. 나도 울컥거렸다.

_
추억할 수 있는 시절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모른다. 그리고, 그 시절을 그 시절 답게 보낸 추억들이 나에게는 한가득 있다.

image_427088781520434914306.jpg?type=w773

아무도 없는 고요한 게스트하우스, 주방에서 주전부리를 챙겨 올라왔다. 책을 좀 읽다 자야겠다 싶어서.
창 밖에서 빗소리가 깊어진다. 강릉은 내일도, 모레도 구름에 비 그림.

_
호스트 아주머니는 병원에, 작은 따님은 오늘 집에 못 들어오신단다. 이 공간에 오늘 밤은 나 혼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