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글거리는 잡소리

by 노니

1. 마음이 아물고 있다. 아물고 있다니, 그렇다면 그 전에 상처가 생겼었다는 말인데. 내가 어딜 찔린 적이 있던가, 어디 긁힌적이 있던가, 시간을 기억을 더듬어봤다. 나를 찌를 만한, 헤집을 만한 어떤 무서운 것도 떠오르지 않았다.
그러다가, 찾아냈다. 상처를 내는게 어디 꼭 흉기 뿐이던가. 좋아하는 책을 꺼내 읽다가, 책장에 손끝을 베일 수도 있는거다. 상처 입히려는 마음 따위 조금도 없이 휘두른 말에, 내가 마음대로 가닿아 상처 입을수도 있는거다. 이미, 스스로 엉망으로 헤집어 놓은 마음이라, 뭐든 쉽게 상처로 남았다. 까진 살에는 물만 닿아도 아프고, 가만히 있는 문지방에 혼자 가서 엄지 발가락을 부딪힐 수도 있는 것.

2. 아물고 있다. 보이는 상처야 눈으로 봐서 안다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마음의 상처는 어찌 안다는 건지. 생각해보니 방법이 있다. 가서 닿아보면 되는거다. 자극을 주는거다. 가만히 있어도 아픈 상처가 있다, 그건 상처가 깊은거다. 건들지 말아야 한다. 치료를 하면 더 좋겠지. 뭔가 와 닿아 스치기만 해도 아프면, 상처는 아직 그대로 성해 있는거다. 꾸욱 눌러서 그제야 아프면, 많이 나았지만 그래도 완전히 아물지는 않은거다. 스쳐도, 건드려도, 눌러도 아무런 느낌이 없으면 그땐 좀 괜찮은거다. 그 부분의 상처는 완전히 아문거다.

3. 혹, 이런 경우도 있다. 굳은 살이 된 경우. 왠만한 자극은 느껴지지 않는. 이 경우 더이상 아프지 않다는 걸로, 일단은 아물었다 생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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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글오글한 잡소리다.
어디서 봤는데, 오글거린다는 말이 생긴 뒤로 우리는 할 수 없는 이야기가 많아졌다고 한다. 공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