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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평화 Apr 23. 2023

10. First, but Best

11월 25

어젯밤, 우루과이와 첫 경기에서 우리 선수는 빌드업축구로 전반전 주도권을 잡으며 경기는 0-0으로 종료되었다. 


흥민은 후배 선수에게 쫄지 말고 자신을 믿고 연습한 대로 하면 된다고 하였다. 여러 선수들이 골대를 향해 쏘았으나 골인으로 이어지지는 안 했다. 우리 골키퍼도 상대 골키퍼도 정신없이 막아냈다.

강인은 후반전에 교체되어 첫 경기를 하였다. 우루과이 발베르데가 강인에게 태클성공 후 마치 골을 넣은 듯 과한 세리머니를 하였다. 레알 마드리드 팀인 발베르데는 강인의 실력을 이미 알고 있어 막은 것이었다. 넘어진 강인은 웃으면서 일어났다. 발베르데는 취재진에게 한국이 압박을 잘했고 본인 팀은 전진할 수가 없었다고 하였다. 그 말은 사실이다.

그는 2017년 FIFA U-20 한국에서 개최된 월드컵에서 아시아인을 비하하는 행동인 눈 찢는 세리머니를 한 장본인이다. 그것도 적진에서, 한국과 아시아인은 너무 얌전했다. 그에게 언제 ‘깨달음’이라는 고상한 양심이 생길지 궁금하다. 축구만 잘한다고 훌륭한 선수가 되는 일은 아니다. 그는 훌륭함과는 거리가 먼 미성숙한 선수였다.

강인은 기자회견에서 말했다. “전혀 떨지 안 했고 오히려 설렜으며, 긴장 같은 거 나는 그것들을 즐긴다.”라고. 

와~ 그의 정신력에 놀랐다. 그러니까 21살에 세계적 선수가 되었구나! 

벤투는 우리 선수들이 경기를 잘 이해하고 푸는 방식도 좋았다고 평했다.

흥민은 최초로 마스크를 쓰고 경기를 했고, 강인과 규성은 그들 생애 최초 월드컵이라는 축제에 모습을 드러냈다. 모두 최선을 다했다. 

흥민의 축구화는 벗겨졌고 양말은 찢어졌지만 우리는 하나가 되어 잘 싸웠다. 

기자회견에서 흥민의 말이 가슴을 울렸다.

우리 선수들이 고맙고 자랑스럽다. 형제보다 더 가깝게 지낸다. 모두 골대를 향하여 힘차게 달렸다. 나는 주장으로서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보여주겠다. 수술 통증이 어떠한지를 기자가 물었다. 지금의 아픔은 중요하지 않다며 흥민은 잘라 말했다. 

내 생의 아픔도 중요하지 않다. 아픔으로 인하여 더 이상 아파하거나 울지 않을 것이다. 그동안의 되새김으로 충분했으니까. 큰 목적이 있다면 작은 아픔은 이겨낼 것이다. 작은 아픔들이 모여 의미를 이루는 디딤돌이 되어 목적지에 도달할 것이다. 

그리고 강인처럼 스트레스받지 않고 긴장을 즐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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