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2월 3일
기적이 일어났다. 기적은 일어난 것이 아니라 우리 선수들이 기적을 만들었다.
우리는 포르투갈과 1대 1로 전·후반전을 끝내고 추가시간에 한 골을 더 넣어 2대 1로 승리했다. 스마트폰으로 우루과이-가나 전을 시청하면서 8분 동안 가슴을 졸였다. 우루과이 공격진의 슈팅이 몇 번 골을 때렸으나 가나의 골키퍼는 죽기 살기로 잘 막아냈다. 가나는 왜 최선을 다했는가?
12년 전, 가나의 아픔은 시작되었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 아프리카에서 열린 첫 월드컵이었다. 우루과이의 수아레스는 가나가 차서 들어가는 골을 골 망 안에서 손으로 쳐내고 퇴장당했다.
월드컵 역사상 가장 큰 반칙이었고 가나는 아프리카 첫 4강 진출을 빼앗겼다.
12년 후, 경기 전 기자회견에서 ‘신의 손’에 대해 사죄할 생각이 있냐는 기자의 질문을 받은 수아레스는 그날 일에 대해 사과할 생각이 없다고 말하였다.
가나는 열이 받을 대로 받고 어차피 16강에 못 가니까 같이 가자고 끝까지 최선을 다하여 2대 0을 지켰다. 지친 가나 선수들은 원한을 풀었는지 조용히 서로를 위로하였고 관중들은 선수들에게 아낌없는 환호를 보냈다.
“레스야, 실컷 울어. 그리고 반성해. 너의 팀은 너 때문에 진 거야. ‘나비효과’라는 말 들어봤지? 12년 전 그날, 너의 행동이 수천만 마리의 나비가 되어 많은 가나 국민들을 울렸어. 그래서 규칙과 질서를 지켜야 되지. 사실 나도 커닝하다가 들킨 적이 있어. 나 자신에 대한 수치와 모멸감이 지금까지 남아있고 지금도 반성하고 있어. 나도 눈앞에 보이는 점수에만 몰입되어 있어 큰 것을 보지 못했어. 한두 개 더 틀려도 상관없었는데.
너도 속은 있어서 가나 팀에 대들지도 못하고 혼자 울었지? 우는 모습이 아직도 내 마음에 남아 있어.”
나는 마음속으로 위와 같이 레스에게 위로의 말을 하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