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한평화 May 20. 2023

20. 월드컵을 끝내며

(12. 26)

아, 2022 월드컵! 

축구도 잘 모르는 무식한 할머니가 축구를 사랑하다가 여기까지 와서 계속 말을 한다.  

참, 고마웠다. 이제 막이 내렸고 나름대로 정리하고 싶다. 

세상의 오묘한 진리를 보았고 기쁨과 재미 감동도 맛보았다. 

내가 본 진리란 죽고자 하면 살고, 살고자 하면 죽는 일이다. 

오늘을 죽으라고 살자. 그럼 내일은 확실히 나답게 살아 있을 것이다.

세상에 공짜는 없고 진리는 살아있다. 


먼저 벤투 감독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다.

첫째) 당신은 실력자였습니다. 

우리 선수들에게 빌드 업을 포함하여 좋은 기술을 잘 가르쳐 어느 팀과 붙든 지 자신감을 갖게 했습니다.  

둘째) 당신은 위대했습니다. 

선수를 진정으로 사랑하고 강인의 비밀을 잘 지켜주었습니다. 만일 사실을 폭로하여 시합 중에 자신을 빼라는 축협의 비리를 알았다면, 강인이 얼마나 실망했을까를 생각하면 지금도 어깨가 오싹합니다. 포르투갈을 이기고 16강에 들었을 때, 당신은 축협으로부터 강인이를 시합에 내보냈다고 계약해지통보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가나 전에서 우리 선수들을 대신하여 레드카드를 받았습니다.  

셋째) 당신은 훌륭한 감독이었습니다. 

우리 선수들의 앞날까지 염려해 주고 보호해 주었습니다. 축협 비리를 폭로함으로 공의와 정의를 실행하였고 한국의 축협이 다시 태어날 기회를 주었습니다. 

우리 국민들은 축협이 선수들보다 돈과 스폰서를 좋아하는 이상하고 괴상한 단체임을 이제 알았습니다. 이제 우리는 썩은 상처를 도려내고 치료할 일이 남았습니다. 


호날두에게 말하고 싶다. 

날두야, 다시 시작하는 것이 복이란다. 자신과의 관계를 회복하라. 자신의 어리석은 행동을 이해하고 용서하라. 실수하지 않은 사람은 한 사람도 없다. 과거 화려한 선수시절을 생각하며 얼마나 힘들었느냐?  고난이란, 너의 정체성을 묻는 것이다. 

날두야, 벤치에 있으면서 얼마나 힘들었느냐? 싸우기도 싫고 그냥 있자니 시선이 따갑지도 했지. 그러나 너는 그냥 경기에 나가만 있으라. 그럼 다리는 저절로 움직일 것이고 신이 주신 네 몸은 저절로 날 것이다. 쉬운 길을 어렵게 가지 말라. 

날두야, 지금은 인생 레슨 중이다. 레슨이 끝날 때, 고난도 끝이 난단다. 

자신을 낮추며 겸손함이 진정 자신을 사랑하는 일이고 승리는 덤으로 따라온단다.  겸손과 배려에 익숙해지자. 다 잊어버리고 다시 새롭게 처음부터 시작하라.  새로운 한 해가 열렸다. 2023년은 너의 것이다. 


수아레스에게도 말해야겠다. 

레스야, 사람을 잃으면 모든 것을 다 잃는 것이란다. 너는 몇 사람에게 상처를 주었지만 상처받은 나라와 국민 모두에게 아픔을 주었다. 너는 때리고 잠시 잊을 수 있었겠지만 맞은 사람은 몇십 년이 걸려도 잊을 수 없는 것이란다. 너의 조국이 너 때문에 질 때, 너는 벤치 한쪽에서 얼마나 눈물을 흘렸고 아팠느냐? 나는 너의 애통함을 보았단다. 항상 가나 경기를 거울삼아 바르게 처신하여라. 나도 젊었을 때는 실수와 실패를 많이 하여서 사실 너에게 말할 자격도 없단다. 

이번 일로 교훈을 얻어 교만하지 말고 겸손하여라. 그리하여 레스가 가나 시합 이후 달라졌다는 말을 들어라. 용서받을 기회가 또 올 것이다. 그때는 부디 너의 잘못을 고하고 용서받기를 원하라. 진정한 용서를 빌 때에 상대도 이해해 줄 것이다. 그럼 너는 한결 성숙한 사람이 되어있을 것이다. 젊은 날의 객기도 때가 있고 항상 젊을 수만은 없단다. 우리는 행복을 위해 스스로를 돌아보고 좋은 방향으로 변해야 한다.

평소에 남의 입장을 생각하는 좋은 습관을 갖자. 남을 아프게 하면 내가 결코 행복할 수 없단다. 새해에는 당당하고 부끄러움이 없는 레스가 되어보자. 

레스여! 2023년 새롭게 시작하라.


우리 선수들 잘 싸웠고 월드컵 기간 동안 국민에게 스릴과 행복을 넘치게 주었다. 

흥민은 주장으로 힘든 일을 감당하였고 젊은 축구선수에게 롤 모델이 되어주었다.

‘꺾이지 않는 마음’은 선수들의 의지이다. 나도 꺾이지 않는 마음으로 우리 선수들을 사랑하고 또 나의 일에 힘을 내고 싶다. 

대충 산다면 세상살이가 무슨 재미가 있겠는가, 제대로 살아야 맛이지. 

우리 선수들, 이제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소속팀으로 돌아가서 행복하게 축구를 하라. 최선을 다하고 진다면 부끄러운 것이 아니란다. 

한계 없는 인간은 없고 관중들도 선수들의 한계를 인정한단다. 

행복도 습관이다. 행복한 축구를 하자. 축구공은 둥글어서 또 만날 것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19. 벤투, 히딩크 그리고 손웅정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