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24
오늘 오후 8시 한국은 콜롬비아와의 A매치 평가전에서 2: 2 무승부로 끝났다.
흥민아, 수고했다. 토트넘에서 있었던 축구는 잊고 여기서는 즐기는 축구를 해.
새 감독은 흥민에게 프리롤의 권한을 주었다.
프리롤이란 특정 포지션에 한정되지 않고 필드 안에서 자유롭게 움직이며 창의적으로 경기를 하는 것이다.
흥민이는 여기저기 있을 곳에서 날아다녔다. 흥민이가 두 골을 넣어 2:0이 되었다.
이길 때는 마음 졸이지 않고 신나게 보았다.
역시 감독도 벤투 감독처럼 가장 중요한 것은 서로 믿는다는 것이라고 하였다.
같은 팀끼리 서로 믿지 않으면 이미 진 경기나 다름없다.
흥민, 민재, 강인이가 모두 모여 완전체라고 하여 은근히 이길 수도 있다고 기대하였다.
그러나 후반전이 시작되고 바로 두 골을 먹어 2: 2가 되었다.
그 후로 심장이 두근거려 경기를 볼 수가 없었다. 볼을 상대 선수가 가져가면 눈을 감았다.
질까 봐 경기도 제대로 보지 못하고 나는 쫄보, 바보가 되었다.
공격축구를 하다가 실점을 할 수도 있지, 국민들도 모두 인정할 것인데. 내가 심장이 두근거린다는 것은 이겨야만 된다는 나의 욕심이 밑바탕에 깔려 있기 때문이다.
경기하다가 지면 어떤가? 그 과정이 있어야 승리도 있는 것이다.
우리 선수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잘만 뛰었다. 강심장이다.
최선을 다하고 열심히 뛰었지만 골대를 자주 맞히거나, 다쳤던지, 운이 없어 우리 팀이 진다면 그건 어쩔 수 없는 것이다. 그럴 때마다 눈을 감을 수는 없다.
세상살이도 마찬가지이다. 잠깐 한 순간의 실수로 일이 낭패되는 경우가 많다.
그럴 때마다 눈을 감지 말고 크게 부릅떠서 나의 상황을 이해하고 앞으로 전진해야 한다.
진다고 도망만 다닐 수는 없다. 실패한 경기에서 교훈을 얻고 다음 경기에 참고하면 되는 것이다.
최선을 다한다면 져도 괜찮다.
나의 상황이 그러하다. 최선을 다했지만 진 것 같다. 그러나 글을 쓰면서 웃고 있다.
남편은 심장수술 이후 어린이가 되어가고 있다.
원망과 불평으로 남은 인생을 보내기엔 내 시간도 너무 짧다.
나는 나에게 닥치는 모든 부정적 모습을 이기고 날아가고 싶다.
아~ 집 앞 작은 언덕에 진달래가 피어있다. 그 뒤로 누군가 운동하는 모습이 보인다.
뜨거운 커피에 생강가루와 우유를 넣어 마시면서 어제 쓴 글을 고치고 또 고친다.
나의 긍정적 모습이 흥민이를 닮아가는 거 같아 참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