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고 상상한 것을 얻었다.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다.
조금은 쑥스러웠지만 ‘우수 사례’라고 호명되어 수많은 사람들 앞에서 몇 달간의 경험담을 발표했다. 그런데, 생각했던 것보다는 별로 긴장이 되지 않고 편안했으며, 청중과 눈을 마주하며 이야기를 하는 것이 즐거웠다. 화려한 솜씨도 아닌 나의 PPT 파일을 연신 휴대폰에 담아 가며 경청해 주시는 청중들 덕분에 그 자리를 즐길 수 있었다. 지난 12월 6일 토요일, 서울시민대학 동남권 캠퍼스에서 열린 ‘2025년 4050 인생디자인학교 성과공유회’ 현장이었다.
새삼 깨닫는다. 나는 프레젠테이션을 하는 무대에 오르는 것이 정말 짜릿하고 좋다. 나는 분명히 관종 하고는 거리가 먼 사람이지만, 대학 때 연극 동아리 활동을 했던 경험이 있어서 그런지 무대 위에서 청중과 주고받는 에너지에 힘이 난다. 평소에는 사람들의 이목을 끌고 싶지 않아서 무채색 옷만 즐겨 입고, 모임에서도 주목받는 가운데 자리보다는 구석 자리를 선호하지만, 무대에 오르면 나도 모르게 용기가 샘솟는다.
내가 머릿속으로 상상하고 연습했던 프레젠테이션 상황들이 그대로 구현이 되면 더할 나위 없이 기쁘다. 성과공유회 날에도 나의 목소리의 높낮이, 강조할 단어들 사이의 리듬감, 말의 속도와 온도, 얼굴 표정, 각종 제스처 등등 바라던 대로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발표를 마친 후에 받은 큰 박수와 지인들의 양손 엄지 척에 그저 감사할 따름이었다.
기억을 더듬어보면, 이 장면은 내가 5개월 전에 상상했던 모습이기도 했다.
인생디자인학교 하반기 참가자 모집 공고를 보고 신청을 한 것이 7월 초였는데, 이미 그때 나는 ‘12월 6일 성과공유회 예정’이라는 안내 문구에 관심이 생겼고, 우수사례 발표를 하는 나의 모습을 상상했었다. ‘우수사례에 걸맞으려면 어떤 퍼포먼스와 노력이 필요할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물론 상상한다고 해서 모든 것이 자동으로 이루어지지는 않는다. 하지만 상상하지 않는다면 아무 일도 시작되지 않는다. 마음속에 그려보지 못한 삶은 손에 잡히지 않는다. 우리는 상상한 만큼 용기를 낼 수 있고, 꿈꾼 만큼 행동할 수 있다. 때때로 꿈은 꿈일 뿐이고, 상상은 때로는 공상이며, 현실과는 괴리가 있다고 선을 긋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지금 내가 서 있는 이 자리 또한 한때는 희미한 상상에서 시작된 것이었다. 그때는 가능할지조차 확신은 없었지만, 마음속 깊은 곳에서 그려보았던 장면.
상상은 어쩌면 아직 오지 않은 미래를 미리 그려보고 맛보고 체감해 보는 것이다. 머리와 마음속에서 우리는 실패도 하고, 다시 일어나기도 하고, 성공하기도 한다. 그 상상의 장면들은 현실이 되기 전까지 우리를 여러모로 단련시킨다. 그래서 선택의 갈림길에 서게 되었을 때, 어디로 가야 할지, 무엇이 나다운 길인지를 판단하는 데에 작은 실마리가 되어 준다.
꿈꾸고 상상하는 것이 현실이 된다는 것은 오늘 조금 더 용기 내기, 스스로를 믿어주기, 포기하고 싶을 때 한 발짝만 더 가보기 같은 것이 아닐까? 다소 지루하고 사소한 하루들이 쌓이고, 작은 노력들이 켜켜이 누적되는 과정 이후에 얻게 되는 달콤한 열매 같은 것 아닐까?
그래서 나는 오늘도 조심스럽게 또 다른 상상을 해 본다. ‘중장년의 인생 2막 준비를 돕는 매니저’를 자처하면서 수많은 중장년들을 위한 코칭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미래의 내 모습을 그려보면서 빙긋 웃어본다. 이 또한 몇 달 뒤에 현실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그 상상이 매일 나의 선택과 행동을 이끌고, 결국 미래의 나를 만들어 갈 것이라 믿는다. 브라보! 마이 라이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