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 10주년 작가의 꿈
2029년 9월 9일, 일본 도쿄도청 근처 K호텔 연회장. 저자 강연회를 성공적으로 마친 나는 독자들과 시선을 맞추며 안도의 숨을 내뱉었다. Q&A 시간을 앞두고 300여 명 청중의 눈빛이 초롱초롱했다.
사회자는 뜨거운 현장 분위기에 힘입어 가장 먼저 손을 든 사람에게 질문 기회를 주었다.
"오사카에서 온 요시모토라고 합니다. 작가님 강의 잘 들었습니다. 덕분에 저도 다시 글을 열심히 써 보고 싶어 졌습니다. 질문드립니다. 오늘의 작가님을 있게 한 결정적인 순간, 터닝포인트를 꼽는다면 언제인가요?"
나는 짧게 생각에 잠겼다가 곧바로 입을 열었다. "여러분 '카카오'라고 유명한 한국 회사를 아시는지요? 카카오가 운영하는 콘텐츠 퍼블리싱 플랫폼 '브런치스토리'에서 4년 전에 <브런치 10주년 작가의 꿈> 팝업 전시 이벤트를 통해서 100명의 브런치 작가를 선정했는데요. 운 좋게 저도 포함되었습니다. 저에게 그 이벤트는 작가가 되고 싶다는 열망에 꺼지지 않는 불씨이자, 꾸준하게 글을 쓰게 하는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생텍쥐베리가 이런 말을 했죠."
당신이 배를 만들고 싶다면
사람들에게 목재를 가져오게 하고
일을 지시하고
일감을 나눠주는 일을 하지 말라.
대신 그들에게 저 넓고 끝없는
바다에 대한 동경심을 키워줘라!
"솔직히, <브런치10주년작가의꿈> 이벤트 이전의 저는 브런치 작가라고 말하기에도 부끄러울 정도로 게으르고, 느릿느릿 거북이 같은 존재였습니다. 제 글에 대한 조회수 통계 수치는 처참했고, 글을 쓰기 어려운 핑곗거리를 찾기에 급급했었죠. 회사일이 바쁘니까, 건강이 안 좋으니 무리하면 안 되니까, 가족과 함께 하는 소소한 일상도 너무나 소중하니까 등등. 글쓰기를 게을리하다 보니 글솜씨가 퇴보하고, 실력이 별로 없다고 스스로 생각하니 글쓰기가 즐겁지 않은 악순환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이벤트 이후에는 작가로서의 꿈을 키워나가며 저만의 루틴을 채워 나갔습니다. 3개월 동안은 어제보다 딱 1줄씩만 더 쓰자는 마음으로 양을 늘려 갔고, 이후에는 글의 퀄리티에 집중했습니다. 글이 잘 써지지 않는 날에는 1줄만 써도 만족하고, 잘 써지는 날에는 5페이지도 쓸 수 있게 되었고, 밤늦게 퇴근한 후에도 글을 썼습니다. 컨디션이 안 좋은 날에는 끄적끄적 간단한 메모라도 남겨두며 글쓰기에서 손을 놓지 않았습니다. 마치 숨을 쉬고 물을 마시듯이 글쓰기가 일상이 되자 어느새 책으로 엮을 수 있었고, 2026년 연말에 너무나 운 좋게도 제14회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 대상 수상작으로 선정되는 영광을 얻었습니다. 이후, 2027년에 출간을 하고 한국과 일본에서 활발하게 저자 강연회를 통해 독자분들을 만나고 있습니다."
그 이후로도 십여 개의 질문에 답하며 시간은 빠르게 지나갔다. 사회자가 나에게 마무리 인사말을 청했다.
"오늘 이 자리에서 여러분을 만나 얻게 된 에너지, 인사이트, 기쁨을 밑거름 삼아서 계속해서 글을 써 나가겠습니다. 함께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객석에서 큰 박수와 환호가 터져 나왔다. 이 얼마나 감동스러운 장면인가? 4년 전에 꿈꾸고 상상했던 장면이 현실이 되어 있다는 것이 그저 신기할 따름이다. 감사합니다. 브런치 스토리~
2029년 9월 10일. 서울로 돌아가는 비행기 안에서.
# 브런치10주년작가의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