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주말에 카페에 간다.

by 드래곤실버

이번 주 주말은 토요일 아침을 제외하면 일정이 없다. 글을 이렇게 시작하면 평소 주말에 일정이 있는 사람인가 보구나.라고 독자들이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나는 회사 당직을 빼면 보통 일정이 없다.


"엄마가 또 좋은 카페를 찾았다."


우리 엄마가 또 좋은 카페를 찾아냈다고 한다. 어떻게 좋은 카페를 매번 찾아내는 건지 신기할 따름이다. 아무튼 카페 감별사인 우리 엄마의 인도를 따라 우리 가족의 주말 예정이 정해진다.

카페에서 시간을 보내고 마트에 장을 보고 외식을 한다. 간단하고 좋은 계획이다. 우리는 점심을 먹고 준비를 한다. 동네 카페에는 따로 드레스코드는 없는 관계로 나는 반바지와 티셔츠를 입었다.


"거기 되게 특이한 카페야."


차를 타고 가며 엄마가 카페에 대해서 설명한다. 엄마는 메이저 카페보다 개인이 운영하는 마이너한 카페를 좋아한다.


"거기는 카페사장이 산에 땅을 사서 자기가 모은 미술품을 전시하는 미술관을 만들고 카페에는 도서관처럼 책을 뒀어."


엄마 앞에서 카페 얘기를 한번 꺼내면 끝이 없다. 진천에 카페가 좋았고 용인에 큰 카페가 있는데 한번 가보고 싶고. 전국에 좋은 카페들이 줄줄 나온다. 오늘 가는 카페는 차 타고 집에서 5 분거리에 아주 가까운 곳이었다. 나는 아메리카노 엄마는 바닐라 라떼 아빠는 페퍼민트차를 주문했다.


"진짜 책이 많네."


나와 엄마는 가져온 책을 꺼냈고 아빠는 카페 책장에 꽂혀있던 수학교양책을 찾아서 가져왔다. 본격적인 독서를 하기 전 우리는 대화를 나눈다. 오늘 대화주제는 다음 달에 있을 일본 가족여행이다. 교토에 3일 오사카에 2일 총 4박 5일 일정이다.


"포켓몬 센터는 교토에 1곳 오사카에 2 곳 있는데. 세군 다 백화점 안에 있어서 찾아가는데는 어렵지 않을 거 같아. 교토 포켓몬 센터에는 한정판 피카츄인형에 있어서 꼭 가야 하는데 오사카는 한 곳만 가면 될 거 같아."


나는 포켓몬을 좋아한다. 포켓몬센터는 포켓몬 굿즈를 파는 가게이다. 나 같은 포켓몬 덕후는 절대로 놓칠 수 없는 곳이다. 작년에는 도쿄로 가족여행을 갔었다. 도쿄에서도 포켓몬센터를 몇 군데 방문했었다.


"첫날은 늦게 도착하니까 다음날부터 일정을 잡자."


엄마, 아빠, 나 가고 싶은 곳들을 말한다. 기요미즈데라, 금각사, 철학의 길, 가레산스이 등등


"오사카는 오사카성 빼고는 관심밖이네."

"엄마하고 아빠는 한적한 여행지를 좋아하니까."

대강 일본 여행 이야기를 하고 우리는 다시 책을 읽는다.

"국어사전에 피타고라스의 정리가 다른 명칭으로도 있네. 신기하다."


아빠가 교양 수학책에서 뭔가 재밌는 사실을 찾은 모양이다. 역시나 수학 얘기다 보니 엄마는 반응이 없었고 나 또한 그렇게 흥미를 느끼지 못해서 미적지근하게 반응했다. 그렇게 우리는 책을 읽다가 다시 잡담을 했다. 나는 이번에 본 케이팝 데몬 헌터스 이야기를 했고, 엄마는 오늘 밤에 방영될 그것이 알고 싶다가 재밌는 내용일 것이라는 얘기를 했다.


그렇게 1시간 넘게 시간을 보내고 우린 마트로 향했다. 마트에 도착해서 나는 전자제품 매장으로 향한다. 전자제품 매장은 늘 실망스럽다. 바뀌는 물건도 없고 게임팩도 늘 그대로고 세일도 안 한다. 그렇게 늘 느끼던 감정을 느끼고 1층 식료품 매장에 간다. 우리는 각자 돌아다닌다. 나는 빵집에도 가고 과자 매장도 다니고 냉동식품도 보고 이리저리 엄마를 만났다가 아빠를 만났다가 바쁘게 꿀벌들마냥 돌아다닌다.

"저녁은 뭐 먹을까?'"


장을 다 볼 때쯤 아빠가 말했다.


"아빠는 뭐 먹고 싶어?"

"아무거나 괜찮아."

"되도록이면 아빠가 좋아하는 메뉴로 먹으면 좋겠는데."


마트에 나올 때쯤 저녁 메뉴는 아빠의 선호가 반영된 보리밥집으로 정해졌다.


"아빠 저기 봐 무지개야."


차 안에서 나는 저 멀리 무지개를 찾아냈다.


"뭐지 우리가 마트에 있는 동안 비가 왔나? 마트에서 나올 때는 비가 온 흔적이 전혀 없었는데."


"이쪽만 소나기가 내렸나 보네. 무지개 진짜 크다."


"저기 빨간색이 제일 위에 있잖아. 그게 제일 파장이 길어서 위에 있는 건데......"

무지개를 본 아빠의 설명이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