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이 정도 발대식도 공문을 보내요?

by 드래곤실버

태윤 20대 중반 남자 성과관리팀 사원

민규 20대 후반 남자 성과관리팀 주임 독특하지만 착한 녀석

준호 30대 초반 남자 지역사업팀 대리 어울려 다니는 5명 에서 가장 연장자

김팀장 40대 초반 남자 성과관리팀 준호를 믿을만하다고 생각

김부장 50대 초반 계속 지점에서만 일했다.

원장


지연 30대 초반 여자 지역사업팀 대리

서윤 20대 중반 여자 지역사업팀 사원


지난 줄거리

사내 AI공모전에 준호는 AI와는 전혀 관계없는 사내 직원들이 사용가능한 탕비실을 만들자는 제안서를 제출한다. 그런데 그 제안서를 원장님이 마음에 들어하고 준호는 사내 탕비실을 개원(?) 행사등을 준비 하게 되는데.




'어려운 일이 있으면 말하고.'


준호는 김부장의 말을 떠올리며 퇴근 후에 혼자 남아서 2층 탕비실 청소를 했다. 가구를 버리고 커피머신을 알아보고 여기까지는 순조로웠다.


"준호씨 나좀 볼까?"


김부장이 부르기 전까지 준호는 마음을 비우고 김부장의 자리로 갔다.


"그래 준호씨 요즘 수고가 많아. 늘 적극적으로 일하고 또 우리 원장님의 관심사인 그걸 잘 하고 있긴한데. 일단 계획 공문을 내고 해야 하잖아?"


"네 그렇죠."


"그래서 말인데. 그 준호씨가 하는 프로젝트 이름이 뭐야? 이름을 잘 지어야 할 거 같은데."


탕비실에 뭐 이름까지. 라고 생각할 뻔 한 준호였다.


'민규라면 그렇게 말 했겠지."


준호는 회사생활을 해서 이름과 작명의 중요성을 알고 있었다.


"아직 마땅히 정해놓은 건 없습니다."


"음. 생각해 둔 것 있어?"


"그냥 공용 탕비실 어떠신가요?"


준호는 최대한 미소를 띤 채로 말했다.


"너무 성의 없지 않아? 원장님이 보셨을 때 좀 신경 쓴 것 같은 이름이어야지."


"그럼. 5분 라운지. 어떠신가요? 너무 긴 시간 있으면 안된다는 것과 잠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걸 표현한 이름입니다."


"음. 너무 계산적이야. 좋지 않아. 좀 더 우리 원장님은 한국적이면서 그런걸 원하실 거 같은데."


"그럼 사내다방은 어떤 가요?"


"다방은 거 좀 그렇지 않나?"


부장님이 그렇다면 그런거겠지. 라고 준호는 생각했다.


"쉼터 어떠신가요?"


"으음. 그거 좀 종교적인 색채가 있는 거 같은데. 우리 회사는 종교중립적인 회사라 곤란할 거 같아."


부장님이 그렇다면 그런거겠지. 라고 준호는 생각했다.


"그럼.-"


오아시스. 샘터. 1분 휴식. 화합마루 당충전소. 커피 보급소. --- 기타 등등


"준호씨 그럼 사내 탕비실 작명을 공모전을 받고 투표로 정해보는 건 어떨까?"


준호의 수많은 제안을 거절한 부장이 말헀다.


"아니다. 아니야. 우리 회사 사람들은 그런거 참가 안할게 분명해. 준호씨 그 MZ 친구들 젊은 애들 있잖아. 그 친구들한테 한번 물어보고 우리 팀장님하고 같이 정하자고."




'그래서 오늘 안건은 우리 회사 탕비실 작명이야. 다들 아이디어 있을까?'


사내 메신저방에서 준호가 화두를 던진다. 늘 그렇듯 다들 관심이 없는지 답변이 없다. 심지어 몇명은 읽지도 않는다.


'근데 그런 것보다는 탕비실에 어떤 커피머신을 둘지가 더 중요한 거 아니에요 형?'


민규가 말이 올라온다.


'민규야 회사라는 건 어떨 때는 본질보다는 부스러기에 더 신경 쓰고 집중하는 법이야. 커피머신은 어차피 예산에 맞춰서 대강 살 거니까 중요하지 않아. 그런 이미 정해졌어.'


준호는 솔직하게 답했다.


'회사가 하는 일이 그렇지 뭐. 일단 있어보여야 하니까.'


이런 메신저에는 늘 조용하던 지연이 말했다. 그렇게 신세한탄과 메신저를 읽지 않는 2명 시간이 지나도 아이디어는 나오지 않았다.


"월급루팡, 10분휴식, 활력쉼터,..."


준호는 중얼 중얼거리며 부장의 앞에 갔다. 그런 준호의 걱정과는 다르게 결론은 싱겁게 나버리고 만다.


"준호씨 원장님이 커피한잔이라고 이름 붙이라고 하시네 그걸로 하지. 본인 18번 노래라나."


그렇게 사내 카페 커피한잔이라는 명칭이 결정되고 준호는 드디어 이 쓸데없는 짓에서 벗어날 수 있겠구나 생각을 했다.


"그럼 발대식 공문 만들고 저희끼리 행사하고 직원들에게 안내하고 끝내죠."


"잠깐. 잠깐 준호씨 그렇게 성급하게 하면 안되는 거야."


부장의 손가락을 까딱까딱 하는 거절의 제스처


"일단 우리 주위에 기관들한테 공문으로 사내카페 발대식을 한다고 보내야지."


"그, 그런것도 공문으로 보내야 할까요?"


"에이. 준호씨 그런 건 우리가 그런 일을 했어요.라고 남겨 놓는 게 핵심이야. 설마 그런 행사에 다른 곳에서 오기라고 하겠어? 그런데 오픈식 날에 원장님이 '거 좀 허전한데.'라고 하면 우리가 이미 공문은 보냈는데 따로 참석한다는 곳은 없었습니다. 하면 모양새가 좋잖아."


그. 그런가? 라고 생각하며 준호는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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