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장인물
태윤 20대 중반 남자 성과관리팀 사원
민규 20대 후반 남자 성과관리팀 주임 독특하지만 착한 녀석
준호 30대 초반 남자 지역사업팀 대리 어울려 다니는 5명 중에서 가장 연장자
김팀장 40대 초반 남자 성과관리팀 준호를 믿을만하다고 생각
김부장 50대 초반 계속 지점에서만 일했다.
지연 30대 초반 여자 지역사업팀 대리
서윤 20대 중반 여자 지역사업팀 사원
지난 줄거리
본부에서 사내 A.I 공모전을 하라는 공문이 내려오고 그걸 맡게 된 준호는 공모전에 참여하려는 직원이 없자 친하게 지내는 동료들에게 부탁을 하지만 반응은 냉담하다. 마감일 결국 준호는 2층 다목적실을 탕비실로 바꾸자는 A.I 공모전과는 전혀 관계없는 제안서를 제출한다.
'이건 내 손을 떠났어.'
마우스를 움직이며 준호는 생각했다. 사내 메신저 방에 5명에게 하소연을 한다. 다들 대답이 없다. 준호 쌤 또 저런다. 이런 반응들이다. 준호에게 심심한(정말로 심심한) 위로를 하곤 다들 오늘 저녁에 뭐 먹을지나 주말에 뭐할지 잡담을 나누고 있었다.
'그래. 얘네들이 알려주는 것 처럼 중요한 일이 아니었으니까 신경쓸 필요 없어.'
준호는 마음을 다잡고 업무에 집중을 했다. 김팀장이 담배타임을 갖자고 하기 전까지 말이다.
1층 주차장 근처. 이렇게 이른 시간에 담배를 피러 나오는 사람은 없었던지 둘만 있었다.
"준호씨 어제 제출한 제안서 있잖아요. 원장님이 마음에 든다고 하시네요."
김팀장은 준호의 예상을 충분히 벗어난 말을 했다.
"네?"
준호는 당황했다. 하마터면 들고 있던 전자담배 카트리지를 떨어트릴뻔 했다.
"왜요?"
"저도 잘 모르겠어요. 부장님 말씀으로는 어제 점심때 애기릏 했다고 하는데. 원장님이 준호씨를 좋게 봐서 그런지 준호씨 아이디어를 많이 칭찬을 하셨나봐요."
"아니 공모전은 어쩌구요?"
"그런건 원래 안 중요한거라고 하셨다나봐요. 이런 촌구석에서 사람도 없는데 뭐 그런걸 하냐고요."
'그럼 애초에 왜 그런?' 준호는 속으로 의문을 품었으나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의심은 품지 않는게 도움이 된다는 걸 준호는 경험상 알고 있었다.
"여튼 2층 다목적실? 창고? 그 공간을 정리하고 잘 준비하죠. 저희쪽 예산은 충분히 있으니까요. 그리고 옆팀에 그 젊은 친구에게는 준호씨가 미리 말해줘야 겠네요."
"뭘 말하면 될까요?"
"앞으로 여자친구랑 거기서 못 노닥 거릴거라고."
그렇게 담배타임은 끝나고 준호는 마음의 짐을 덜었다. 마치 재채기가 나오려고 하다가 멈추고 나오려고 하다가 멈추던 차에 시원하게 기침을 지른 느낌이랄까.
'그건 그렇고 둘이 연애하는 걸 모르는 사람이 없네.'
태윤에게 이사실을 따로 말해줘야 겠네. 준호는 속으로 생각했다. 그렇게 지역사업팀 사무실은 평화로웠다. 김부장이 준호를 찾기 전까지 말이다.
"내가 어제 원장님하고 대화를 나눌때 준호씨 제안을 이야기를 잘 했지."
김부장은 너스레를 떨면서 말했다. 50대 초반의 그는 이 지점에서 근무한지 대략 20년 가까이 되어가는 고인물이었다.
"준호씨를 다들 좋게 보고 있다는 것도 얘기하고 또 다행히도 새로 오신 원장님이 또 준호씨를 좋게 생각하잖아. 요즘 애들 같지 않다고 좋아하셔. 그때 우리하고 등산도 같이 갔었고. 잘 간거지. 그런게 다 도움이 되는거니까."
그러고 김부장은 여러 잡다한 이야기를 했다. 준호는 적절한 타이밍마다. 맞죠. 그렇죠. 넵. 을 반복하면서 시종일관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이렇게 오래 이야기를 할 거면 앉으라고 말하고 이야기를 시작했어야지 싶을 정도로 이야기는 길어지고 있었다.
"뭐 그건 그렇고. 원장님 가라사대. 좋은 아이디어는 실천을 해야 의미가 있는 법이다. 라고 하셨으니 우리 준호씨가 김팀장하고 잘 상의해서 진행시켜 봐요. 어려운 일있으면 말하고."
"네 알겠습니다."
"준호씨 잠깐만 얘기좀 해요."
이번에는 팀장님의 호출이다. 준호는 다시 담배타임을 가진다.
"이건 부장님이 말씀하시는 건데. 준호씨 안에 따라서 발대식을 해보라고 하거든요."
"발대식이요? 그 저희 탕비실 만드는 걸요?"
"네. 그안으로 얘기를 하시던데."
팀장은 준호에게 말을 하면서 말끝을 흐렸다.
"원장님이 부장님에게 말씀하셨다고 하더군요. 이왕이면 이런 좋은 일은 문서로 남기면서 해야 한다고. 그리고 좀 공식적으로 했으면 좋겠다고 하네요. 일단 우리끼리 하는게 아니라서 좀 복잡해질 거 같아요."
그렇게 말하며 팀장은 머리를 내리깔고 한숨을 쉬었다.
"원장님이 하라고 하니까 일단은 해야죠."
한숨을 쉬고 싶은 건 나인데 라는 생각을 하며 준호는 담배를 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