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프카 변신을 읽고
줄거리
외판원으로 일하던 그레고르는 어느날 잠에서 깨어나니 거대한 벌레로 변해있었다.
제때 출근하지 못하자 회사 지배인이 찾아오고 한바탕 소란이 벌어진 뒤 그레고르는 방에 격리된다.
여동생 그레테가 음식도 주고 챙겨주지만 4인가족중 생계를 책임지던 그레고르가 일을 못하게 되자
가족들은 다 일을 하게 된다. 그렇게 그레고르는 필요없는 존재가 된다. 그레고르의 집에 하숙을 하는 인원이 오게 되고 여동생의 바이올린 소리에 그레고르는 방밖으로 나오게 되지만 모두들 그를 혐오하고 여동생은 저것을 없애야 한다고 말한다. 그 후 그레고르는 굶어죽고 가족은 오래간만에 도시 근교로 놀러나가며 이야기는 끝이 난다.
카프카의 소설은 읽기 어려운게 많다. 특히나 단편들은 짧고 이해가 잘 안가고. 나는 카프카처럼 사는 게 목표라고 말을 하고 다니는데 정작 카프카 소설을 좋아하진 않는다. 아이러니라면 아이러니인데 컨셉에 충실해야 성공할텐데 라는 마음으로 변신을 읽었다.
역시나 우울하고 우중충하다. 비극이라는게 어딘가로 굴러떨어지거나 발버둥을 쳐도 소용이 없는 게 많은데. 이건 이야기가 시작하자마자 질식할 것 같다.
어느 날 아침 뒤숭숭한 꿈에서 깨어난 그레고르 잠자는 자신이 침대에서 흉측한 모습의 한 마리 갑충으로 변한 것을 알아차렸다. <변신의 첫 문장>
왜, 어떻게 라는 얘기는 전혀 없이 이야기는 진행된다. 초반에는 혹여나 다른 탈출구는 없을지 회사 지배인이 들어올때는 시트콤 보는 느낌으로 우당탕탕 하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1쳅터는 현실적으로 그레고르는 방안에 격리되며 끝난다.
그런데 주인공은 비현실적으로 벌레로 변했는데 왜 이야기 진행은 현실적인건지 모를 일이다.
그렇게 두번째 쳅터에서는 가족들의 이야기가 나온다. 그레고르는 집안의 가장으로 돈을 많이 벌어 여동생 그레테가 바이올린 교육을 받게 하고 싶어한다. 그런데 이렇게 벌레가 되었으니 처음에는 아버지를 제외한 가족들이 돌봐주려 하지만 힘에 부치고 그에게 호의적이었던 여동생과 어머니 마저 점점 지친다. 그럼에도 그레고르는 가족을 원망하지 않는다. 어느날 밖으로 나왔다가 아버지에게 사과를 맞고 부상을 입고 이러쿵저러쿵 소동이 있고 밥도 먹지 않다가 굶어 죽고 소설은 끝난다.
벌레는 비유다. 일을 못하는 가장 아프거나 힘들거나 그런 상황이라면 벌레가 된 건 아니지만 벌레가 된 것과 크게 다를게 없는 상황이다. 예전 사회에서 문둥병이나 전염병이 받았던 취급이 생각난다. 오히려 이렇게 대놓고 혐오를 할 수 있어서 편하지 않은가 생각도 들고. 그런데 이런 생각을 하니 좀 우울해져서 나는 혼자 망상에 빠져본다.
만일 내가 벌레로 변한다면 어떻게 되는 걸까? 될 수 있다면 그레고르처럼 갑충이 아니라 조그만 파리로 변해서 도망치고 싶지만 그렇게 마음대로 선택을 할 순 없을거고. 내가 그레고르 보다 나은게 있다면 그나마 온정적인 직장이라는 점? 일단 병가를 신청해야겠지. 질병 휴직을 해야 하는데 그러려면 진단서가 필요하다.
내 진단서 병명은 벌레.
뭐 진단서에 벌레라고 써줄 정도로 진보적인 의사를 만나서 그런게 가능하다고 가정하고. 병가에 질병 휴직에 이것저것 쓰고 연금을 받으려면 10년이상 근무해야 하니. 지금 당장 벌레로 변한다면 연금은 전혀 받을 수 없고 대략 2029년까지는 근무를 해야한다. 3년 정도 더 근무를 하면 갑자기 벌레로 변해도 연금을 받을 수 있는데 내가 벌레인데 연금을 주나? 도 문제다. 그런건 변호사하고 판사가 따져야할 상황이겠지.
그리고 진짜 마지막으로 퇴직후 공상공무원 신청 공무원 업무와 내가 갑자기 벌레로 변한 것과는 크게 관계없을 가능성이 크지만 일단 신청은 해볼 수 있을 것 같다.
3년동안은 무탈하게 회사를 잘 다녀야 겠다. 갑자기 벌레로 변할 수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