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에픽하이가 싫어요

by 드래곤실버

실화 100%인 이야기 입니다.


중학교 때 나는 힙찔이였다. 라고 글을 시작하면 이 힙찔이라는 게 뭔지 설명을 해줘야 겠지.


'힙찔이는 힙합+ 찌질이의 합성어로 힙합 장르를 좋아하는 것 뿐만아니라 다른 장르나 가수 특히 아이돌들을 싫어하고 언더 힙합이라는 거에 얼척없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을 뜻한다.'


이건 내가 생각하는 힙찔이라는 단어의 정의이다.

초등학교 때 나는 에픽하이를 좋아했다.


그때 타블로가 한참 왕성하게 TV 활동을 하던 시절인데. 예능 방송이던 야심만만이나 X맨 이나 시트콤 논스톱에 나왔었다.

일단 미국에 있는 유명 명문대에 나왔다는 게 세일즈 포인트였고


어린 시절 나는 우리 아빠처럼 명문대 나온 사람들을 좋아했다.


당시 에픽하이는 3집 4집을 발표하고 있었고 노래들도 다 좋았었다.


그때는 에픽하이 음악을 많이 들었었다.


자유롭게 주제도 다양하고 재밌고 다른 음악들에 비해서 내용도 많아서 좋아했었다.


그리고 다른 힙합 가수들에 노래를 듣기 시작했다.


소울컴퍼니, 무브번트, 스나이퍼사운드, 등등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그 쯤 부터 본격적인 힙합 컨셉 아이돌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대표적으로는 '빅뱅 ' 그 외에도 많은 그룹들이 있었지만 지금 기억에 남는 건 빅뱅이다.


나는 아이돌이 힙합하는 게 싫었다.


잘생기고 춤 잘 추는 애들이 왜 이런 곳까지 침범을 하는건지.


골목상권 위협하는 대기업의 횡포처럼 그들을 봤었던 것 같고


우리 음침한 안전지역을 잘생긴 녀석들인데 침략해 온다는 느낌을 받았던 것 같다.


그리고 힙합이라는 하면 아래 위 볼 거 없이 막 내뱉어되는


예의나 범절이라고는 없는 그런 막돼먹은 게 매력인 녀석들인데


어디 대기업게 비스니스맨이 차트 간단히 보면서 앨범 작업 할 거 같은


그런 건 힙합이 아니야!


같은 낯 뜨거운 생각을 혼자 해버렸다.


어느 날 영어시간 그때 영어수업 때는 라임에 대해서 수업을 했었다,


그러면서 선생님이 한국 노래 중에서도 운율을 맞춘 게 있다면서 에픽하이의 5집 타이틀 곡인 ONE을 틀어줬다.


유어 더 원 넌 나의 구원

유어 더 원 넌 나의 구원


여기서 영어로 원과 한글로 원을 각운을 맞췄다는 건데


선생님의 설명을 들으며 나는 혼자 부끄러워했다.


라임이라 하면 다음절로 더 복잡하고 어렵게 맞춰야 하는 것일 터인데


저런 후렴구에 있는 걸 뭐 라임이라고 설명을 하는 건지.

더 대단한 라임들이 언더 힙합에는 넘쳐나는데.


그러곤 쉬는 시간에 나는 애들한테 요즘은 저런 것보다 화나 같은 래퍼가 더 라임을 잘 맞추고 저런거(에픽하이나 리쌍 다이나믹 듀오 같은)는 유치하다고 말했다.


왜 그랬을까 싶은데 그때는 가리온, 피타입, 버벌진트, 데드피, 딥플로우 화나, 키비 등등


언더 래퍼 방송에 안나오는 건지 못나오는 건지 여튼 방송에는 안나오는 래퍼들을 더 좋아했었고 내가 힙합에 대해서 외국 힙합은 아니고 국내 힙합에 대해서 잘 안다고 생각했다.


게다가 그때 타블로, 에픽하이는 내가 봤을 때 너무 잘 나가고 있어서 그랬다.


그리고 빅뱅이 세를 불릴때도 나는 그들에게 크게 관심을 안두려고 했지만


지드래곤 솔로 곡 하트브레이커는 좀 노골적으로 싫어했던 거 같다.


오토튠을 너무 많이 써서 싫었고 뮤비 컨셉이 좀 받아들이기 어렵지 않나 생각한다.


그렇게 힙합이 메이저한 음악 장르가 되면서 나는 힙합과 멀어져 갔다.


이유는 모르겠다. 다만 좀 다른 사람들이 좋아한다고 하면 괜시리 그렇기에 관심 없어!


라고 말하는 힙스터 홍대병이 나한테 있어서 그랬던 걸지도


지금은 오래간만에 에픽하이 음악을 다시 듣는데 어렸을 때 들었던 그 감정은 느껴지지 않는다.


이건 에픽하이의 문제라고 보다는 내 문제이다.


힙찔이 시절의 열정이랄까 그런걸 그리워하게 되는 때가 오다니.


나도 꽤 나이를 많이 먹은 걸지도.





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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