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하고 싶은 그거, 결국 하게 될 거야

5년 전의 나에게 해주고 싶은 말

단단님의 콘텐츠 독립클럽 2주차 글감(5년 전의 나에게 해주고 싶은 말)에 대한 글입니다.



5년 전의 나야, 안녕? 잘 지내니. 아니 사실 나는 알고 있지. 5년 전의 나는 별로 잘 지내지 못했다는 걸 말이야. 그때의 나는 어떻게든 회사에서의 삶을 이어나가려 노력하고 있었지. 회사 다니기가 너무 싫어 1년간의 무급휴직까지 감행했으면서도, 회사를 아예 벗어나는 것은 꿈도 못 꾸고 있었어. 왜냐하면, 내가 꿈꾸는 것들은 절대 이루지 못할 너무 먼 곳에 있는 어떤 것이라고 생각했었으니까. 글을 쓰고, 쓴 글을 사람들에게 보여주며 사는 삶 같은 거, 나에게는 불가능한 일일 거라고 예단했었으니까.


네가 했던 생각이 아예 틀린 것이었냐, 하면 그렇지는 않아. 오히려 너의 생각이 현실적으로는 더 올바른 생각일지도 모르지. 안정적인 공기업에서 평일 9시~6시까지의 시간을 보내고, 꽤 괜찮은 월급을 받는 것. 네가 좋아하는 것들(글 쓰고, 영상 찍고, 디자인하는 등 그 모든 창조적 활동들)은 혹시 하더라도 취미로 살살하는 그런 삶. 왜냐하면 5년 전의 나는 확신했으니까. 나에겐 예술적 재능이 전혀 없다고 말이야. 그래서 무급휴직했던 1년 동안에도 괜히 업무 관련 자격증도 따고 데이터 분석 공부도 하고 그랬지. 앞으로 수십 년 동안 공기업 생활을 더해나갈 거라고 생각했겠지?


그런데, 삶이란 게 그렇게 예상대로만 흘러가진 않더라고. 너는 아마 곧 스스로에게 재능이 전혀 없더라도, 글을 쓰는 삶을 살고 싶다고 생각하게 될 거야. 그리고 브런치에 글을 쓰기 시작할 거야. 회사 사람들 몰래, 그곳에 진짜 네가 하고 싶었던 말들을 쓰기 시작할 거야. 회사에서는 여전히 재미없는 김 과장으로 살아가겠지만, 회사 밖에서는 하고 싶었던 덕질도 맘껏 하고 덕질에 대한 글까지 써가며 몰래 하는 일탈을 즐길 거야. 그리고 어느 순간 너는 깨닫겠지. 글 쓰며 사는 게 내 생각보다 훨씬 재미있다는 걸.


이쯤 되면 5년 전의 나는 궁금해할 것 같아. 그래서, 5년 후의 나는 글 써서 먹고살고 있나요? 하고 물을지도 모르지. 미안하지만 아직 안정적인 수입을 마련하진 못했어. 그렇지만 너에게 몇 가지 깜짝 놀랄 소식을 전해줄게. 너는 5년 뒤에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 대상에 선정되게 될 거야! 그리고 그에 따라 너의 첫 책을 좋은 출판사에서 내게 될 거야. 어때? 재능이 없어서 지레 포기하고 회사생활을 계속하려 했던 너에겐 정말 놀라운 소식이지? 너의 글을 많은 사람들이 읽고, 그에 대해 긍정적인 피드백도 남겨줄 거야. 너는 무척 행복해할 거야. 그리고 알게 되겠지. 이게 바로 네가 그토록 원해왔던 삶이라는 걸 말이야.


책이 출간되고 나면 행복하고 즐겁기만 할 거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사실 너는 그 후에 혼란에 빠지게 될 거야. 첫 책이 꽤 잘 팔렸음에도 불구하고, 네 삶은 달라지지 않았거든. 약간의 추가 수입이 생기고 이전보다 많은 독자들이 생긴 건 정말 행복한 일이었지만, 그래도 너는 계속 회사에 다녀야 했어. 안정적인 수입의 달콤함을 잃을 수가 없었거든. 근데 이미 마음은 알아버릴 거야. 회사에 다니는 시간 동안 글을 쓰고 싶다, 내가 진짜 하고 싶은 일만 하면서 살고 싶다는 생각이 너무 강해져 버렸다는 걸. 그래서(자 여기서 심호흡을 한 번 해주길 바라. 넌 정말 깜짝 놀랄 거거든), 너는 결국 퇴사를 감행하게 돼! 어때? 너 절대 예상 못했을 거야. 5년 전만 해도 나는 그렇게 툴툴대며 정년퇴직할 거라고 믿고 있었을 테니까 말이야. 그런데 책을 내는 경험이라는 게, 너를 그렇게 흔들어버렸어. 네 인생을 바꿔버린 거지.


아까도 말했듯이 회사를 나오긴 했지만, 아직 글을 써서 안정적인 수입을 만들지는 못한 상태야(사실 수입이 전혀 없다고 말할 수도 있어). 너는 당황하겠지. 수입을 제대로 만들지도 못했으면서 회사에서 뛰쳐나왔다고? 내가 그런 무모한 선택을 했다고? 그런데 내가 그 일을 해냈더라. 때로는 지금 당장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을 하지 않으면, 그냥 계속 그렇게 살아버릴 것 같다는 생각이 너무 강하게 들 때가 있더라고. 2025년 가을이 나에겐 그런 때였고, 그래서 그냥 선택하고 말았어. 이제 정말 글 쓰는 삶을 살아가야겠다고. 후회 없이 앞으로만 나아가야겠다고.


곰곰이 생각해 봤어. 내가 혹시나 5년 전의 나를 만나게 된다면, 무슨 말을 해주고 싶을지. 아직 퇴사한 지 얼마 안 되어서 그런지, 다행히도 '그 회사 절대 나오지 마!' 같은 절망편의 이야기는 해주고 싶지 않네(흐흐). 오히려 이 말을 꼭 해주고 싶어. '네가 하고 싶어 하지만 무서워서 차마 하지 못하고 있는 그 일 말이야, 결국은 하게 될 거야. 그리고 심지어 꽤 잘될 거야!'라고. 그러니 어서 시작하라고 말해주고 싶어. 그리고 5년 뒤의 나는 5년 전의 나보다 더 행복하고, 편안할 거라고 꼭 말해주고 싶어. 그러니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결국 너는 네가 하고 싶은 일을 하게 될 거야. 너를 응원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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