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사진예찬

대만의 아침

부모님과 함께 한 2박3일

by peacegraphy

부모님과 대만에서 2박3일을 보냈다. 처음으로 셋이 함께 한 해외여행. 다 합쳐서 100만원 정도밖에 쓰지 않은 소박한 여행이었다.


시작부터 좋았다. 공항에서 내려 미리 예약해둔 밴을 탔다. 저렴하게 구했는데, 렉서스 SUV였다. 아버지가 좋아하셨다. 에어비앤비로 예약한 아파트는 낡았지만 넓고 쾌적했다.


여행 기간 내내 비가 내렸다. 비가 와도 마냥 좋았다. 첫날엔 시내투어를 즐겼다. 타이페이101 빌딩을 둘러봤다. 중정기념당에 있는 효자문도 방문했다. 역사에 관심이 많은 부모님은 기념관에 전시된 것들을 둘러보며 즐거워하셨다. 나는 밖에서 사진을 찍었다.


그 때 찍은 사진이다. 바닥에 고인 빗물에 비친 꽃이다. 비와 바람, 자연이 만든 특수효과다.


다음날 아침엔 숙소 근처 아무 식당이나 들어갔다. 식당주인은 영어를 전혀 못했다. '감'으로 만두 같은 음식들을 주문했다. 손짓발짓으로 국 같은 것도 주문했다.


우리는 모든 음식에 만족했다. 가격도 저렴했다. 엄마는 이 여행 이후로 훌륭한 아침식사를 할 때마다 '대만의 아침'이 떠오른다고 한다.


어느 호텔의 푸짐한 조찬보다 만족도가 높았던 '대만의 아침'을 즐긴 후 택시투어에 나섰다. 예류 지질공원에서 버섯모양 암석들을 보고 신기해했다. 셋이서 노란 우비를 맞춰입고는, 비가와도 너무 좋다며 행복해 했다. 병아리 가족 같았다.


지우펀의 낯선 풍경도 좋았다. 저녁, 홍등이 켜지면서 달라지는 골목의 분위기가 생경했다. 하루 종일 가이드를 해준 택시기사의 친절에도 감사했다.


야시장에선 스나이퍼를 만났다. 아버지의 풍선 맞추기 실력은 기대를 뛰어넘었다. 적당한 안주거리를 사와 숙소에서 아버지와 한잔을 기울였다. 함께 제주도로 이민을 떠나자는 얘기를 했었다.


실현되진 않았지만 그 대신 가족사업, 깐순이네민박을 열었다. 돌이켜보면꽤 괜찮은 작당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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