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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eacegraphy Apr 10. 2018

리틀포레스트, 나만의 공간

영화 리틀포레스트

#리틀포레스트-'작은 숲'을 갖고 싶다. 오로지 나만의 것인. 아무리 소소하고 하찮을지라도 내가 그린대로 그려질 수 있는 공간이 주는 매력은 치명적이다. 공간이 작을수록 설계자가 되는 꿈을 이루기 쉽다.


영화 주인공들은 각자 '작은 숲'의 주인이 됐다. 김태리의 숲엔 친구들과 강아지 오구, 동네 아저씨가 준 닭, 엄마한테 배운 요리가 있었다. 류준열의 숲은 과수원이다. 문소리의 숲은 딸 김태리와 요리였다.



#비움-평범한 젊은이가 서울에서 '작은 숲'을 꾸리긴 쉽지 않다. 30년된 아파트도 1평에 1000만원이 넘는다. 시골에서 1000만원이면 땅 100평을 산다. 무조건 서울? 집착을 버리면 돌아갈 수 있다.

서울에 사람, 참 많다. '내 사람'들도 물론 서울에 더 많다. '새로운 사람'도 서울에 있어야 사귈 가능성이 더 높다. 서울에서 만나서 하는 건 커피 한 잔, 술 한 잔. 짧게는 몇 분, 길어야 몇 시간이다. 시골 '작은 숲'에 초대하는건 어떨까. 교외로 소풍 나오는 기분, 작은 여행이니까 보다 긴 시간을 함께 할 수 있다. 여유가 된다면 1박도 가능하다.

직업(돈). 서울에서만 가능한 일들이 있다. 중앙지 언론사에 소속된 평균적인 기자들은 서울에서 근무한다. 글을 쓰는 일은 어디서든 가능하지만 출입처 사람들을 만나고 주요 일정들을 챙겨야 한다. 시간-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일하는 노마드워크는 로망을 실현하기 위한 또 하나의 로망이다.

일단 비워야 한다. 지금 움켜쥐고 있는 것들을 과감히 놓아버려야 '내 세상'을 얻을 수 있다.


영화에서 문소리는 '젊음'을, 김태리와 류준열은 지쳐버린 서울생활을 놓고 '작은 숲'을 택했다.



#자연-시골 출신이라 그런지, 서울은 답답하다. 숨쉬기도 찝찝하다. 자동차 매연이나 미세먼지로 목이 따가워질때마다 자연이 그립다. 시력이 나빠지는 것도 도시 생활 탓인것만 같다. 건강을 잃으면 모든걸 잃는다. 엄청난 사회적 경제적 성공도 다음 문제다.


#요리-글쓰기를 건축에 비유하곤 한다. 재료를 모으고 엮어서 '새 것'을 만드는 것. 어떤 자재를 쓰냐, 어떻게 짜고 배치하냐에 따라 결과물은 달라진다. 요리도 마찬가지. 재료와 양념, 수천가지 조합이 가능하다. 경험이 쌓이면 감이 생긴다. 난 뭐든 새로운 게 좋다. 느낌으로 어떤 맛이 날지 상상한다. 각 재료의 맛을 머리속에서 조합해본다. 레시피가 없다. 훌륭했던 요리도 기억하지 않는다. 재료의 맛은 굳이 기억하려 노력하지 않아도 알고 있다.    


문소리와 김태리의 요리는 매력적이다. 혼밥 중에도 플레이팅에 신경쓴다. 못생긴 요리엔 손이 가지 않는다. 통과해야 향을 맡고 맛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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