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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eacegraphy Apr 19. 2018

'김경수 찾기' 8시간, 결말은 국회에서

결국 정면돌파

19일 오전 8시30분. 더불어민주당 출입기자들 휴대폰에 일제히 진동이 울렸다. '김경수 의원 기자회견, 오전 9시 국회 정론관'. "진주가 아닌 서울에서?". 옆에 있던 기자의 말이다.


당초 김 의원은 이날 오전 10시30분 경남 진주 경남도청에서 경남도지사 출정식을 열 예정이었다. 헬리콥터를 타지 않는 이상 여의도에서 진주까지 한시간만에 이동할 순 없다. 뭔가 문제가 생긴 것이다.


2분 뒤인 오전 8시32분. 기자회견이 취소됐다는 문자가 왔다. 그때부터다. 기자들의 '김경수 찾기'가 시작됐다.


온갖 '설'이 난무했다. 먼저 '드루킹' 관련 김 의원실 압수수색설이 돌았다. 한 언론사가 오보를 냈다. 검찰과 경찰이 이를 부인하면서 압수수색설은 일단락됐다.


불출마를 선언할 거란 얘기도 나왔다. 국회로 자리를 옮겨 김 의원 본인이 직접 불출마를 선언한다는 말이 전해졌다. 민주당이 비공개 의원총회를 열고 출마 여부를 정할 것이란 '오라시'까지 돌았다.


기자회견 시간도 초미의 관심사였다. 오후 2시설부터, 3시설, 5시설은 물론 다음날인 20일 기자회견이 열릴 거란 얘기도 돌았다.


야당은 틈새를 타 공격 강도를 높였다. 김 의원이 불체포 특권을 활용하기 위해 불출마하는 것이란 의혹을 제기한다.


오후 4시21분. 다시 휴대폰 진동이 울렸다. 민주당에서 문자메시지가 왔다. 김 의원이 9분 뒤인 오후 4시30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연단 내용.


기자실에서 정론관으로 향하는 길은 달리기 트랙이 됐다. 카메라·사진 기자들은 장비를, 취재기자들은 노트북을 들고 질주했다.


정론관은 순식간에 기자들로 가득찼다. 어림잡아도 100명은 족히 넘겼다. 앞서 기자회견을 진행중이던 이들은 영문을 모른 채 어리둥절해졌다.


오후 4시30분. 김 의원이 등장했다. 정론관 입구에서 같은 당 소속 김태년·김영진 의원과 악수를 나눴다. 나쁘지 않은 분위기였다.


김 의원의 표정도 담담했다. 양복 안주머니에서 흰색 봉투를 꺼냈다. 출마 선언이 포함된 기자회견문이었다.


"이 시간부로 경남도지사 출마를 선언합니다. 정쟁 중단을 위한 신속한 수사를 촉구합니다. 필요하다면 특검을 필요한 어떤 조사에도 당당하게 응하겠습니다."


8시간 동안 이어진 '김경수 찾기'의 결말, '정면돌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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