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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eacegraphy May 01. 2018

53년생 문재인, 84년생 김정은

 

53년생 문재인과 84년생 김정은이 만났다. 서른 한 살 차이. 아버지와 아들의 나이 차라고 하면 딱 적당해 보인다. 문과 김은 보자마자 손을 맞잡았다. 주거니, 받거니 환담과 덕담이 오갔다. 사이좋게 남측으로, 북측으로, 함께 국경을 넘어보기도 했다.


몇 시간을 함께 한 문과 김은 꽤나 친해졌나보다. 오후엔 도보다리에서 30분이나 대화를 나눴다. 처음 만난 남자 둘이서 무슨 대화를 그렇게 오래.. 아빠와 아들 사이라면 모를까. 만찬장에선 포옹까지 나눴다.


문과 김의 '친해지길 바라'는 실시간으로 전세계에 생중계됐다. 이념 차이는 물론 세대 차이까지 극복한 걸로 비춰졌다.


효과는 엄청났다. '대한민국 60대 이상', 이들의 굳건하던 생각이 바뀐 것이다. 최근 리얼미터가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60대 이상 중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신뢰하는 비율이 58.8%로 올랐다. 남북 정상회담 전까진 17.2%만 북한을 믿었다.


청와대가 연출한 장면이란 얘기가 있다. '어른과 애' 구도를 갖춰서, 문이 김을 설득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려 했다는 거다.


일리있는 말이다. 김은 '대통령님'이란 표현을 쓰며 예의를 보였다. 문은 '위원장'이라고 김을 지칭하며 권위를 지켰다. 이를 지켜 본 한국 고령층은 김이 교화(?)될 가능성을 봤을 수 있다.


반대로, 북한이 연출한 장면일 수도 있단 생각이 든다. 머리숱 빽빽한 35세 김정은과 흰머리 듬성듬성한 66세 문재인이 한 화면에 잡힐 때, 누가 더 빛이 날까. 꼭 그 나이대 한국의 평범한 아빠와 아들을 상상해보자. 김은 문보다 젊다. 인생의 전성기라 할 수 있는 나이다.


김은 그날 좋아하는 담배도 참았다고 한다. 만찬 중에도 옥상에 올라가 폈다고. 예의를 갖추면서도 당당한 모습은 앞으로에 대한 자신감이다. 북한 국민들에게 전하는 메시지다.


김은 북한에서 절대 권력자다. 젊은 정치를 실현하고 있는 인물이다. 이미지가 친근해졌다고, 어리다고 얕볼 수 없는 상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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