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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울림 Jan 23. 2017

데스노트

천재vs천재 : 무대 위에서 펼쳐지는 라이토와 L의 대결

안녕하세요? 여러분.
소모임입니다.
다들 행복한 하루 보내고 계신가요?

지난 번에 이어 오늘도 좋은 뮤지컬 공연 소개하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이번에 제가 소개해드릴 작품은 작년에 여러가지 의미로 큰 반향을 일으켰던 뮤지컬 <데스노트>입니다. 이번 시간에는 뮤지컬 <데스노트>에 대한 소개와 원작과의 차이점, 배우들, 그리고 올해 재연 소식까지 다루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시작해볼게요.

한국의 뮤지컬 제작사 씨제스컬쳐와 일본의 호리프로가 공동제작한 뮤지컬입니다. 작곡가는 <지킬앤하이드>, <드라큘라>, <황태자 루돌프> 등으로 유명한 프랭크 와일드혼입니다. 2015년 4/6~4/29 일본에서 초연하였고 원래 일본에서만 공연할 예정이었으나 일본공연 종료 후 한국에서 공연을 시작하였습니다. 한국에서는 처음으로 시도하는 매니아 애니 원작 '애니컬'입니다. 원작이 워낙 유명한 만화라서 이미 영화, 애니매이션 등으로 재창작되었는데 뮤지컬로도 제작되어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습니다.

뮤지컬은 원작처럼 법관을 꿈꾸는 천재 대학생 야가미 라이토가 우연히 데스노트를 줍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룹니다. 데스노트의 힘으로 범죄자를 처단하고 이상세계를 만들기 시작한 라이토. 그를 저지하기 위해 천재 명탐정인 '엘'이 움직이게 됩니다. 뮤지컬은 바로 이 둘의 대결과 그 주변인들에 관한 이야기를 다룹니다. 

이름난 명작의 뮤지컬화와 함께 엄청난 캐스팅으로 화제가 되었던 작품입니다. 현재 한국 뮤지컬계의 스타급 배우들이 모두 원캐스트로 총출동하였습니다. 특히 미스 사이공으로 뮤지컬의 본고장인 영국 웨스트엔드에까지 진출한 홍광호가 한국 복귀작으로 데스노트를 택했다는 소식으로 화제가 되었습니다. 홍광호외에도 김준수, 정선아, 박헤나, 강홍석 등 수준급 가창력을 보유한 쟁쟁한 배우들이 캐스팅되어 이들의 노래만으로도 표값을 한다는 소리가 나올 정도였습니다. 홍광호와 김준수의 극장을 가득 채우는 성량, 정선아의 아름다운 고음, 사신 역할인 박혜나의 매력적인 저음과 강홍석의 재치있는 긁는 목소리는 공연을 관람한 모두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데 성공하였습니다.

사실 이들을 하나의 극에서 각자 다른 역할로 마주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죠. 티켓파워에 따른 흥행 수익을 고려할 때 최대한의 회차에서 많은 관객을 불러모으기 위해 두세 명의 유명 배우를 하나의 캐릭터로 캐스팅하는 일이 일반적이기 때문이죠. 2015년에 공연한 뮤지컬 <데스노트>는 한 달 반이라는 공연에 오직 다섯명의 주연 배우들만을 기용하는 원캐스트 시스템으로 연출하였습니다. 그렇게 전회매진과 함께 회차별 공연 퀄리티 편차를 0에 맞추는 기염을 토해냈습니다.

뮤지컬 <데스노트>가 다른 뮤지컬이나 원작인 만화, 애니, 영화와 다른 점은 노래의 가사가 이야기 전개에 큰 역할을 한다는 점입니다. 일반적으로 뮤지컬에서 노래는 본인의 생각이나 감정, 타인에 대한 느낌을 표현하는 방법으로 사용됩니다. 하지만 <데스노트>에서는 가사가 인물의 성격을 표현함과 동시에 내용 전개에 있어 일종의 복선의 기능을 수행합니다. 대사가 많은 편이기에 넘버(공연 내 노래씬의 수)가 상대적으로 적은 점은 아쉽지만, 각각의 곡은 주어진 시간을 최대한 활용하며 극을 이끌어갑니다. 선율과 리듬 등 음악적 요소와 함께 가사에도 귀를 기울여보시면 극의 묘미를 한층 더 깊게 음미할 수 있을 겁니다.

뮤지컬 <데스노트>의 또다른 관심사는 대사가 많기로 유명한 원작만화를 시간제약이 있는 뮤지컬로 담아낼 수 있을지 여부였습니다. 결과적으로 뮤지컬 <데스노트는 2시간 30분안에 원작의 강점을 살리면서도 스토리를 압축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시간과 뮤지컬이라는 매체의 특성을 맞추기 위해 원작과 다른 결말 등 여러가지 각색이 들어갔지만 핵심 주제인 인간, 정의, 죽음, 허무에 대한 부분은 확실히 짚고 있습니다.

제작년 6월20일에 오픈하여 8월15일에 종영한 뮤지컬 <데스노트>가 올해 1월 현재 재연중에 있습니다. 주연 '엘'을 맡았던 배우 김준수가 다시 한번 '엘'역으로 출연합니다. 또한 류크와 렘 역할을 맡았던 강홍석과 박혜나 역시 그대로 기용되었고 라이토 역할에 한지상, 미사 역할에 가수 벤이 새로 캐스팅 되었습니다. 원캐스트로 올해 1월 3일부터 27일까지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된다고 하니 아직 보지 못하신 분들은 미리 예매준비해두시면 좋을 거에요. 작년에는 짧은 기간이라 예매마감으로 보지 못한분들이 많았는데 이번에는 미리 준비하셔서 다들 관람하시길 바랍니다. 이 작품을 마지막으로 김준수 님은 군대를 가신다고 하니 꼭 봐야할 이유가 하나 더 늘었네요. 그럼 오늘 하루도 행복한 시간 보내시고 저는 다음에 더 좋은 공연 소개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말로 하는 사랑은 쉽게 외면할 수 있으나
행동으로 보여주는 사랑은 저항할 수가 없다.
- 무니햄

* 뮤지컬 관람을 같이 할 친구가 필요하시면 소모임 어플에서 '뮤지컬'을 검색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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