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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울림 Sep 22. 2017

무민원화전 후기

핀란드의 국맨캐릭터에서 세계적인 캐릭터가 되기까지!

좋은 아침입니다. 여러분.
다들 행복한 오전 시간 보내고 계신가요?


오늘은 그동안 소개해드리지 않았던 이색적인 전시회를 소개해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이번에 소개해드릴 전시회는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진행되는 <무민원화전>입니다. 그동안 유명 화가 및 기획전시전을 소개해드린 적은 많은데 캐릭터 전시회를 소개해드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오늘 포스팅에서는 무민에 대한 소개와 전시회 정보 및 후기를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1. 무민

전세계적으로 사랑을 받는 캐릭터인 무민은 핀란드의 작가 토베 얀손이 만들어낸 캐릭터입니다. 무민의 정확한 풀네임은 무민트롤로 판타지 게임에 나오는 트롤이라는 종족을 모티브로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작가가 10대일 때 남동생과 말싸움 중 동생의 얼굴에 코가 긴 이상한 생물을 그렸는데 그것이 첫 시작이었다고 합니다.

이후 만화작가가 된 토베 얀손은 1943년부터 잡지에 풍자만화를 그리면서 무민을 등장시키기 시작했습니다. 무민이 독자들 사이에서 잔잔한 인기를 끌자 1945년에 소설 <무민 가족과 대홍수>을 발표하고 1947년에는 신문에 일간연재를 진행하였습니다.

1952년 무민 소설이 영문판으로 출간되자 엄청난 인기를 끌었고 이후 매주 6회 만화를 신문에 연재하며 토베 얀손은 스타덤에 오릅니다. 무민의 연재는 그로부터 7년이나 지속되었고 이후 토베는 다른 작품을 그리고 싶은 마음에 무민 작업에 손을 떼게 됩니다.

토베 얀손이 손을 놓은 이후 무민은 그녀의 동생이자 작업 파트너였던 라르슨 얀손이 계속 그렸고 그렇게 1975년까지 장수시리즈로 남게 됩니다. 성공한 작품으로 자리잡은 무민은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상을 수상하고, 핀란드 최고 훈장을 받으며 국민캐릭터로 자리잡았습니다.

현재 무민을 그리는 작가는 토베 얀손의 조카인 소피아 얀손입니다. 토베 얀손은 미혼인채로 사망하였기 때문에 어렸을 적부터 무민의 이야기를 들려줬던 조카 소피아 얀손이 그의 대를 이었다고 하네요. (토베 얀손은 동성애자였다고 합니다.)

일본에서 인기가 많아 1969년에 세계 최초로 무민 애니메이션이 일본 후지TV에서 만들어져서 방영되었습니다. 일본만화 <봉신연의>의 캐릭터 사불상은 무민을 그대로 따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고 일본의 유명작가 에쿠니 가오리의 소설 <부드러운 양상추>에서도 무민이 등장하는 등 일본에서 무민의 인기는 가히 최고입니다.

무민이 국내에서 유명해진 것은 2006년부터 국내 라이센싱 전문기업이 캐릭터 판권을 들여와 지속적으로 마케팅에 활용하기 시작하면서부터라고 합니다. 비락식혜, 롯데푸드의 요구르트, 이랜드 슈즈의 '슈펜'에 무민이 들어가기 시작하였죠.

무민은 국내에서 20~30 여성들의 사랑을 받으며 이제 흔히 볼 수 있는 캐릭터가 되었습니다. 롯데백화점 잠실점을 비롯해 3개의 캐릭터숍이 국내에서 운영되고 압구정동에는 무민 카페 '무민&미'가 나옵니다. 인터넷 서점 알라딘에서는 컬러링북, 스티커북, 엽서북, 텀블러 등 무민 스페셜 에디션을 꾸준히 내놓고 있죠. 

2. 전시회 소개

무민원화전은 9월 2일부터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에서 전시가 진행중에 있습니다.(전시회는 11월 26일까지 열립니다. 관람 가능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7시까지 운영되고 매월 마지막 주 월요일은 휴관입니다.) 하루 평균 1400명의 방문객이 올 정도로 인기가 높다고 하는데 이는 무민이라는 캐릭터에 대한 대중들의 높은 관심 때문인듯 합니다.

이번 전시회에는 무민캐릭터스, 탐페레무민박물관, 헬싱키시립미술관 등에 소장된 작품들과 미공개 작품 포함 350점을 공수하여 왔습니다. 전시회에서는 무민의 탄생과정과 역사, 가족 등의 정보, 삽화, 스케치 원화, 조형물 등이 전시됩니다. 

총 섹션은 7개로 구성되며 이중에는 라이브러리와 영상관 섹션도 있습니다. 1945년에 태어났으니 나이로 따지면 일흔이 넘은 무민의 일대기를 한번에 볼 수 있는 전시회입니다. 관람료는 성인 기준 1.3만원인데 티몬 등의 소셜커머스를 통해 구입하면 조금 더 저렴하게 관람할 수 있습니다.

전시회 관련 비하인드 스토리를 말씀드리면 이 전시를 기획한 강욱 대표는 처음에 핀란드 무민박물관에 무민원화전을 제안했다 박물관 개관 일정을 이유로 거절당하였다고 합니다. 이후 예술의 전당이 함께 요청하자 핀란드에서도 전향적인 자세로 나왔고 다량의 무민 원화를 모으기 위해 옥션등을 통해 작품을 구입하는 수고도 하였다고 하네요.

* 전시구성

섹션 1. 무민의 탄생, 신화에서 소설로
무민의 역사를 소개하고 출간된 작품들과 삽화, 원화를 소개하는 공간입니다.

섹션 2. 무민, 전성기를 맞이하다
무민의 탄생 후 발전해가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소설 속 삽화를 스토리텔링 형식으로 볼 수 있고 무민 도서 번역본들도 같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섹션 3. 무민 오리지널 카툰
영국신문 더 이브닝 뉴스에 연재됐던 무민 시리즈 중 원작자 토베 얀손이 단독으로 작업한 10년간의 스케치를 볼 수 있습니다.

섹션 4. 무민, 책 속에서 세상 속으로
무민 캐틱터 상품들(카드, 삽화, 달력 등)과 토베 얀손이 직접 만든 무민 조형물을 볼 수 있습니다.

섹션 5. 무민 영상관
무민의 움직이는 영상을 볼 수 있는 섹션입니다.

섹션 6. 아티스트 토베 얀손
토베 얀손의 삶과 작품 세계을 조명하는 섹션입니다. 무민 외의 작품들, 무민 캐릭터를 만들면서 연습한 스케치들을 볼 수 있는 섹션입니다.

섹션 7. 무민 라이브러리
무민 도서와 무민 체험공간입니다. 다양한 무민 캐릭터 인형들과 무민 코스프레과 함께 사진을 찍을 수 있습니다. 무민 그리기와 색칠하기 체험공간이 있고 준비된 세 가지 모델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또, 전자책으로 무민 동화를 읽을 수 있는 공간이 있습니다.

3. 전시회 후기

무민원화전을 보기 위해 예술의 전당에 들어서자마자 건물 외벽에 가득찬 무민 대형포스터와 원화그림을 보고 반가웠습니다. 평소의 예술의 전당과 분위기가 굉장히 달라보였다고 할까요? 티케팅을 하고보니 종이 티켓에 무민이 새겨진 그림을 보고 소장하고 싶다는 생각이 바로 들었습니다.
전시관 앞에 있는 대형으로 제작된 무민이 있는 포토존은 인기가 너무 많아 사진을 찍으려면 한참 기다려야해서 그냥 지나갔니다. 사람크기만한 무민 캐릭터가 있는 포토존은 약 5개가 있다고 하는군요.

안타깝게도 전시관 내부에서는 사진촬영은 불가하다고 합니다. 그래서 포토존 근처에서만 사진을 찍고 나머지는 작품을 감상하는데 집중하였습니다. 처음에 그려진 무민을 보면 하마가 아닌 코가 크고 직립 보행하는 쥐같이 생겼는데 본래 무민의 모티브인 트롤의 모습을 본떴다고 합니다. 무민의 모티브인 트롤은 못생겼고 사람을 피하지만 자연과 친하고 사색과 음악을 좋아한다고 하네요. 

최초의 무민 이미지

전시회 내용을 보고 알게 된 내용인데 2차 대전 후 불모지가 된 핀란드의 환경에서 태어난 무민은 전후 어둡고 음침한 분위기에서 밝고 둥그스름한 분위기로 캐릭터가 진화한 것이라고 하네요. 이는 핀란드 국민들에게 긍정적인 희망을 주는 캐릭터로 자리잡게 되는데 큰 역할을 하였다고 하네요. 동화 속 무민은 친구들과 핀란드의 골짜기에 살며 다양한 모험을 합니다. 이와 함께 작가 토베 얀손의 그림, 서적, 소품, 사진 등 그녀 개인에 대한 기록도 볼 수 있습니다.(전시발표회 때 작가인 소피아 얀손과 주한 핀란드 대사가 방문하였다고 하는데 무민은 헬로키티 등과 같은 상업적인 목적으로 만들어진 캐릭터가 아님을 여러번 강조했다고 하네요.)

전시관을 다 보고 나면 마지막 섹션의 체험존에서 거대한 칠판같은 곳에 자신이 색칠한 무민의 그림을 걸어놓고 촬영 가능이 가능합니다.
체험존을 나오면 아트샵이 있는데 아트샵에서 파는 기념품들은 기대보다 소박합니다. 시중에 굿즈로 파는 물건들보다 퀄리티가 떨어져보였어요. 인형, 에코백, 고리인형, 포스터, 머그컵, 수첩, 엽서, 마우스패드 등을 판매합니다. 2.5만원의 스페셜 인형은 아트샵에서만 판다고 하네요. (가격은 상당히 비싼 편으로 머그컵 1.5만원, 우산 1.8만원입니다.)

개인적인 후기를 말씀드리자면 무민 팬들이 관람한다면 다소 아쉬움이 많을 전시회입니다. 가장 큰 문제점은 전시구성과 조명을 들고 싶은데, 우선 전시구성을 너무 기획자 편의대로 맞추지 않았나 싶었어요.  무민을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무민에 관련된 이야기를 알려주는 스토리텔링형 구성이라기보다는 전시작품 성격별로 나눠놓은 단조로운 순서로 되어 있어 섹션이 끝날 때마다 뚝뚝 끊기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잘못 세팅된 조명은 밝고 긍정적인 무민의 매력을 제대로 못살린 가장 큰 주범이라고 생각하빈다. 액자에 놓인 무민의 그림 등이 조명의 각도가 제대로 안잡혀 음영이 잔뜩 끼어 바로 앞에서 보는 것이 아니면 제대로 볼 수 없을 정도였어요. 심지어 내부 포토존의 조명마저 어두워 사진을 찍어도 괜찮은 샷을 남기기 힘들었습니다.

전시회를 만족스럽게 관람하려면 무민의 탄생 배경이나 시대상, 작가에 대한 관심이 어느 정도 있어야 할듯합니다. 아이들을 위한 전시화나 가볍게 보기 위한 전시회라기 보다는 평일 사람이 적을 때 오디오 가이드를 들으면서 무민이 탄생하기까지의 모든 세계관을 이해하기 위한 전시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주말에는 사람이 많아서 관람하다 스트레스 지수가 올라가는 불상사가 생길 수 있습니다. 특히 아이들과 같이 온 부모님들이 많아 조용한 감상이 힘듭니다.

전시회 전체 비중은 무민에 대한 내용이 2/3, 작가 토베 얀손이 1/3 정도를 차지합니다. 캐릭터 전시회라 그런지 도슨트는 없고 오디오 가이드만 있습니다.(가격 3천원) 오디오 가이드는 악동뮤지션의 이수현이 재능기부로 참여했다고 하네요. 관람하러 가실 분들은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내 인생에 들어온 여러분 모두 고마워요. 여러분 덕분에 내 인생은 진정 아름다워졌어요.
- 무민파파의 회고록 中

* 전시회 관람을 같이할 모임을 찾으신다면 소모임 어플에서 '전시회'를 검색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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