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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울림 Mar 07. 2017

데이비드 라샤펠 전

굿모닝입니다. 여러분.
다들 하루 잘 보내고 계신가요?

분명 겨울이 되면 추워져서 정신이 더 또렷해져야 되는데 오히려 다른 계절보다 잠이 더 솔솔 오네요. 지금 이 시간을 보내고 계신 분들이라면 누구나 공통된 증상을 경험하고 계실 겁니다. 쉴 때는 문제없다가 일할 때만 찾아오는 사람 곤란하게 만드는 직장인의 병, '졸음'. 재밌고 유익한 포스팅을 통해 여러분께 리프레쉬를 해드리고 싶지만 역량이 따라갈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마음만은 프로중에 프로라는 것을 알아주시기 바랍니다.

자, 그럼 오늘도 평소처럼 좋은 공연 소개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오늘은 좀 새로운 시도를 해보려고 합니다. 그동안 <Hot! 인기공연!>코너에서는 쭉 뮤지컬 공연만을 소개해드렸는데 오늘은 사진 전시회를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안하던 것 하지말고 평소처럼 하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새로운 도전을 꾸준히 해야 기존 것의 귀함(?)도 알고 서로 발전도 있겠죠? 그래서 오늘은 새로운 시도를 해보려고 합니다.

제가 이번에 소개해드릴 전시회는 <데이비드 라샤펠 전>이에요. '데이비드 라샤펠'이란 사진작가에 대해 예전에 살짝 들었던 기억이 있었지만 자세히는 몰랐어요. 단지 유명인과 사진을 찍는다는 것 정도만 알고 있었죠.

우리가 많이 흘려봤었던 광고 이미지에 라샤펠의 작품이 꽤 있답니다. 2006년에 상업적인 작업을 축소하고 순수예술로 돌아갔다던 데이비드 라샤펠을 다양한 작품에서 만날 수 있는 사진전에서 보았습니다.

데이비드 라샤펠의 이번 전시회의 주제인 인간의 탐욕, 욕심, 과대망상적인 소비가 사진의 곳곳에서 녹아들어가 있었습니다. 오디오 가이드는 배우 조여정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데, 그녀만의 차분하고 힘이 있는 목소리가 인상깊었습니다. 천원이 할인된 입장권+오디오가이드를 구매해서 쿠폰으로 대여하면 되는데, 신분증이 꼭 필요합니다.

특히 인상깊은 사진이 하나 있었는데, 어떤 공간의 사람들은 이쁘고 비싼 옷과 자동차에서 포즈를 취하며 편안한 일상을 보내고 있지만, 그 공간의 뒤편 창문 뒤로는 빈민, 혹은 하층민들이 몰려와 안을 쳐다보고 있는 모습의 사진이었어요. 개인적으로는 미드 '워킹데드'같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대홍수나 재난에 의한 인간의 불안 공포, 그 속에서 피어나는 사랑과 배려를 나타내는 사진도 좋았어요. 비하인드 스토리이지만 오디오 가이드에선 작가가 너무나 좋은 몸매를 가진 배우들이 찍은 사진에 작품의 완성도가 떨어진다고 판단하여, 급히 어린애, 노인들, 다양한 체형의 모델들을 영입해서 다시 찍었다는 이야기도 흥미로웠습니다. (당연하지 않을까요? 물론 몸매가 좋은 사람들만 존재하는 것도 다양성과 재미가 없지 않을지...)

마이클 잭슨 사진은 총 두 장이 전시되어 있는데, 크게 성형 전인 젊을 때와 성형 이후의 나이 들었을 때의 사진들이었습니다. 젊었을 때, 악마를 발밑으로 제압하고 당당히 서있는 천사 미카엘의 모습을 한 사진과 그런 그라 지병으로 성형수술을 했다는 지탄과 유아성추행을 했다는 지탄을 한몸에 받던 시기에 찍었던 사진입니다. 물론, 그런 자신의 배경때문인지 몰라도, 두 번째 사진은 측은함이 사진속에 뭍어나왔습니다. 유명인들의 다양한 모습과 그런 사진에 녹아있는 다양한 비판적 메시지를 음미해보는데 좋았던 전시회였습니다.

중간에 미성년자 관람불가인 공간도 있으니까 성인이신 분들은 당당히 들어가시길 바랍니다. (사실 별로 다를 건 없습니다.) 하지만, 라샤펠전의 대부분의 작품들이 10년 전이었다면 충분히 외설적인 사진이었을 거에요. 그 옆에는 라샤펠이 만들 뮤직비디오를 보는 공간도 존재합니다. 잠시 들어갔다가 난해해서 졸고 나왔답니다.

유명인과 찍는 사진만이 끝인가 했지만 결코 그렇지는 않았습니다. 자연속에서 한없이 작은 인간들의 모습을 사진속에 담은 작품, 인간들이 버린 쓰레기들로 아름답게 꾸며만든 정물화, 아기자기한 생활쓰레기로 매연이 가득한 공장을 만들어서 사진에 담거나 조립한 작품, 유명인들 혹은 일반인을 보고 만든 두상을 찍은 사진들 등. 특히 영화 다크나이트 시리즈의 히스레저의 두상 사진이 인상 깊었는데, 뭔가 알 수 없는 광기가 작품속에 살짝 보였던 것 같았습니다.

커다란 소시지에 기대어 있는듯한 사진이 지하1층과 3층 사이 커다랗게 자리잡은 그곳에서 편안한 소파에 기대어 한참동안 바라보고 있노라면, 자신이 지금 있는 이 시간만큼은 편안함을 느끼고 있지 않을까 싶네요. 재미있는 이야기들로 꾸며져서 그런지 시간도 3시간이 넘게 흘러가는 걸 몰랐어요. 

<데이비드 라샤펠 전>은 내년 2월 26일까지 종로구 인사동의 아라모던아트 뮤지엄에서 진행됩니다. 일반 12,000원, 대학(원)생이면 10,000원이라고 하니 많이들 관람하고 오시길 바랍니다. 그럼 오늘의 전시회 후기는 이만 마치고 저는 다음에 다시 찾아뵙도록 할게요. 행복한 하루 되세요. 감사합니다.

현명한 사람이 되려거든 사리에 맞게 묻고 조심스럽게 듣고, 침착하게 대답하라. 그리고 더 할말이 없으면 침묵하기를 배워라.
- 라파엘로

* 전시회 관람을 같이할 모임을 찾으신다면 소모임 어플에서 '전시회'를 검색해보세요.

* 이 답사 후기는 전시회 모임 <미술관 옆 카페>분들이 제공해주셨습니다. 모임 활동에 참여하고 싶으신 분은 모바일에서 아래 링크 클릭하여 가입해보시기 바랍니다. 
(링크 : http://goo.gl/Wa7QP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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