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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평화 Oct 11. 2019

미래를 살아갈 자녀에게 필요한 능력들


다보스포럼에서 발표된 '직업의 미래(The Future of Jobs)'보고서는 2020년 이후 요구되는 교육 목표 첫 번째로 '복잡한 문제를 푸는 능력(Complex Problem Solving Skills)'를 꼽았다. 


보고서에서는 이를 '이전까지 정의되지 않았던 새로운 속성의 복잡한 일을 해결하는 능력'이면서 '여러 직종을 뛰어 넘는(Cross-functional)' 능력이라고 설명한다. 

이는 '경영'이나 '법', '공학', 이렇게 한 가지 전공이나 분야에 국한되지 않은 융합적 역량이 있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미래에 시장에서 이런 능력을 갖춘 사람이 필요한 것 대비, 지금과 같은 수요 추세로는 계속해서 인력이 부족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러한 연구 결과들이 가리키고 있는 결론은 간단하다. 기존의 교육 시스템 안에서 가만히 앉아 수업을 듣는 형태의 교육을 받아선, 미래에는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것이다. 

기존에 해법이 마련되어 있는 문제들은 교과서를 따라 배우면 된다. 하지만 새로운 문제들은 스스로 가설을 세우고 분석해나가며 풀어야 한다. 여기에는 논리적인 인문적 능력뿐 아니라, 통계적 수학적 사고까지 포괄하는 분석 능력이 필요할 것이다. 이는 일종의 '연구(research)' 역량이라 할 수 있다.


먼저 최근 몇 년 사이에 온라인 상에는 모든 컨텐츠가 폭발적으로 팽창했고, 전문 지식의 영역도 마찬가지였다. 필자가 처음 대학원에 다니던 시기만 해도 '구글 학술검색(Google Scholar, 실은 모두들 구글 스콜라라고 부른다)'이 베타 서비스 상태였다. 지도 교수님은 자기가 대학원생 시절에는 얼마나 도서나 최신 논문을 구하기 어려웠는지, 참고 문헌을 정리하기 위해 얼마나 원시적인 노트를 썼었는지 설명하며, 구글 스콜라가 있는 시대에서 공부하는 것을 감사하라고 말씀하곤 하셨다. 


칸 아카데미 https://ko.khanacademy.org/



지금은 수 년만에 구글 스콜라가 더욱 발전함은 물론, Research Gate와 같은 학술 정보 공유 서비스까지 등장했다. 이제 고등학생도 손쉽게 해외의 최신 학술 논문을 검색해볼 수 있게 되었다. 위키피디아나 각종 MOOC(Massive Open Online Course, 온라인 공개 수업), 그 외에 넘치는 자료에 대한 얘기는 이미 상식으로 알려진 내용이다. 필자도 호기심에 아이비리그 대학들이 제공하는 공개 온라인 강의를 들어보았는데, 도입 초기와 달리 영상 녹화의 품질이나 온라인 사용성도 훨씬 좋아진 상태였다. 


하지만 자원이 펼쳐져 있다고 해서 누구나 그것을 잘 사용할 수는 없다. 그 펼쳐진 자원을 '사용하는 방법'에 대한 노하우도 따로 있게 마련이다. 갑자기 처음부터 어려운 내용을 접하게 되면 재미도 없고 학습 능률도 나지 않는다. 이를테면 자녀들이 온라인 코스를 이용할 때에 가장 먼저 지도해주어야 하는 것은 자기의 능력에 따라 난이도를 찾아가는 방법이다. 난이도 조절은 자기주도학습을 초기에 실패하게 만드는 핵심적 이유 중 하나이다. 그런데 난이도에 맞춰서 스스로 배울 것을 찾으려면, 전체 학습에 대한 로드맵을 알아야 한다. 무작정 검색어를 날려선 적절한 학습 계획을 세울 수 없고, 선행지식을 채우고 단계별로 알아 나가야한다.


과거에는 대학에서 배운 것과 사회생활을 하며 초년생 때에 배운 것으로 10년, 20년 안정된 직장생활을 할 수 있었다. 


이것은 좀 안타까운 얘기이지만 이제 우리 자녀 세대는 그만큼 안정된 직업생활을 영위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과장해서 표현하자면, 3년 단위로 계속 새로운 것을 배우고 자기계발을 해야만 직장에서든 사회에서든 살아남는 치열한 시대가 올 것이다. 

이런 일의 조짐은 2000년대에 들어서며 이미 예견되었다. 전공 선호도가 급변하면서, 수년 전에는 높은 점수로 해당 학과에 들어갔는데 졸업하고 취업할 때가 되니 쓸모 없어지는 경우가 생기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혹은 한 세대가 특정 분야에 급격히 몰리면서 수요와 공급에 불균형이 생겨서 과도하게 경쟁이 치열해지는 경우도 있다. 유망학과, 유망직종은 빠르게 변했고 많은 주장과 구호들이 아주 쉽게 사라졌다. 그런데 사람들은 이미 들인 시간과 돈을 투자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자신이 머물러 있는 분야를 쉽게 벗어나지 못한다. 


빠르게 변화는 사회라는 전제와, 앞서 얘기한 교육적 자원이라는 전제를 합쳐서 추론해보면, 계속해서 새로운 것을 배우는 열린 태도가 중요해진다는 결론이 나온다. 낯선 것을 계속 접하고 새로운 배움을 초심자부터 시작하는 일에 익숙해지는 것에도 일종의 훈련이 필요하다. 또한 변화를 탐지하고 트렌드를 읽으려면 주변 환경에 관심을 갖고 관찰하려는 자세도 필요하다.



미래를 살아갈 자녀들에게 가장 중요한 능력 중 하나는 '평생 배울 수 있는' 자기 학습 조절 능력과 열린 태도인 것이다. 


누구나 다 아는 얘기, 뻔한 얘기로 생각하는 분이 있을 수도 있지만, 막상 이런 내용을 알면서도 자녀 교육에 실천으로 옮기긴 어렵다. 앞으로 미래 자녀 교육에 대한 얘기, 부모님들의 관점에 대한 얘기를 '실질 문해력'과 '문제 해결 능력' 두 개의 화두를 중심으로 이어나가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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