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양의 영혼을 그리며

멸종위기종의 의미

by 고요의 향기

경북 청송 나무닭움직임연구소에서 멸종위기동물 1급 산양 만들기 프로젝트가 있었다.


이 프로젝트는 앞으로 있을 9월 기후정의행진 거리 퍼레이드의 일환이다. 환경단체를 비롯한 많은 시민들은 기후행동으로 매년 9월, 거리로 뛰쳐나왔다. 이번에는 다양한 멸종위기동물들을 만들어 그 동물들과 한 몸이 되어 거리 퍼레이드를 펼치자는 뜻에서 시작된 프로젝트다.


이번 2025년 9월의 거리행진은 전국의 다양한 멸종위기동물이 대거 등장하는 퍼레이드가 펼쳐질 예정이어서 우리 사회 속에 정신으로 환생하는 멸종위기동물의 등장을 보게 되는 뜻깊은 시간이 될 것이다.


우리 사회에서 멸종되고 있는 그 동물을 우리가 존재하는 공간에서 의미있게 기억하게 하여 우리 의식공간에 잊히지 않게 하는 경험이 될 것이다.


왜 산양인가 하면,

천연기념물이자 1급 멸종위기 야생동물인 산양 750여 마리가 지난해 갑작스럽게 목숨을 잃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깊이 쌓인 눈에 먹이를 찾지 못한 것도 한 원인이었겠지만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산을 막고자 설치한 철망 울타리가 집단 폐사의 주원인이라고 주목되고 있다. 멧돼지 전염병을 막기 위한 것이 산양까지 막아서 폭설 속에서 고립되어 폐사되었다는 것이다.


"산양은 우리의 존립과 연결된 하나의 그물코"


자연스러운 멸종 또한 결국 인간이 산양의 생태계를 침범해서 일어나는 일이겠지만 이렇게 인간을 지키기 위해서 쳐놓은 철망이 결국 산양을 집단 폐사시키고 그와 고리로 연결되어 있는 인간 스스로의 존립을 위태롭게 하는 과정이 된다는 것은 참으로 아이러니한 일이다.


"산양은 양이 아니라 소"


신기한 것은 산양이라고 하나 양이 아니라는 것이다. 한참 만들어가다 보니 '어, 소의 모습이 보이네, 우리가 만든 것이 산양이 아니고 소란 말인가'하고 잘못 만들었나 싶기도 했는데 산양에 대해 공부하다 보니 산양이 소과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물론 같은 양아과에 속해 있어 친척뻘이라고는 할 수 있지만 산양은 양아과 내에서 사향소족에 속하기에 사향소에 가깝다고 한다. 특히 우리나라 산양은 200만년 전 출현한 이후 현재까지 외형 변화가 거의 없는 가장 원시적인 종으로 '살아있는 화석'이라 불리고 있다.

소를 닮은 듯한 산양은 정말 소과

우리가 왜 산양을 보호해야 하는가 하면,

산양의 멸종은 산양의 먹이가 되는 식물들이 갑자기 과하게 번성하고 산양이 씨앗을 멀리 퍼뜨리지 못하게 함으로써 고산지대 생태계, 식물군집의 균형을 무너뜨리기 때문이다.


더불어 토양의 침식과 산사태 등의 가속화, 산양을 주식으로 하는 포식자가 감소하는 등 생태계의 균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뿐만 아니라 유전자의 다양성이 줄어들고 모든 종이 서로가 서로를 지탱하고 있는 그물맵 시스템의 한 연결고리가 무너지는, 그래서 결국 서로의 존립에 기여하는 다리가 무너지는 결과를 낳는다.


산양의 기본틀을 만드는 것은 일단 직접 보지 않은 산양을 사진을 보고 만드는 것이라 어려웠다고 한다. 더불어 웬만한 멸종위기 동물 저리 가라 할 정도로 크기도 크고 얼굴형 또한 비슷하게라도 만들기가 쉽지 않았다는 것이다. 연구소측에서 기본틀을 만들어 주었기에 이 수고는 덜었지만 귀와 뿔 등도 함께 만들어 산양인형을 만드는 작업이 녹록치 않았다.

산양의 기본탈에 덧붙인 산양탈 기본 형태를 만드는 과정

가장 먼저 산양의 기본틀에 소포지를 붙이고 말리고 다시 신문과 소포지를 붙이기를 몇 회 반복한다. 그래서 말리면 이제 만든 산양의 머리탈을 갈라 그 속에 있는 기본틀을 꺼내어 사람이 쓸 수 있게 만든다. 거기다 다시 한지를 붙이고 채색의 과정까지 거친다.

산양의 기본탈에 마지막 한지를 덧붙이는 장면

그리고 산양의 수염과 복장까지 마무리하고 나면 이제 이 마무리된 산양의 모습을 사람이 쓰고 거리를 행진하는 것이다. 산양이 되어 거리를 활보하면서 사람들에게 산양의 마음을 외칠 예정이다. 이 글을 보시는 분들도 9윌 기후정의행진,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산양을 부탁해요"
"산양의 서식지를 지키는 길이 우리 모두를 지키는 길입니다"
"산양, 우리와 손 붙잡고 있는 우리의 또 다른 생명입니다"
"대화와 참여가 새로운 사회를 만들어 갑니다"


※ 이 행사는 전교조 경북지부 기후정의위원회와 경북 환생교(환경과 생명을 지키는 교사연합회)가 함께 주최한 행사입니다. 깊은 일들이 이루어지도록 해주신 여러 선생님들의 헌신적이고 열정적인 참여에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