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 거리가 무한정인 날
비가 흥건하게 내린 다음 날 아침이면, 아이들도 벌써 신이 나있다. 매일 아침마다 나가 노는데도 평소보다 일찍 등교해서는 '언제 나가느냐'고 묻는다.
아무리 더워도, 아무리 추워도 밖에 나가서 놀고 싶은 아이들 마음은 변함이 없다.
더구나 비가 온 날은 빗물이 고여있는 운동장의 웅덩이가 아이들의 놀이터가 된다. 웅덩이 몇 개를 발견하고 나면 이 웅덩이에서 저 웅덩이로 뛰어다니기도 하고 한 웅덩이 곁에 앉아 가만히 웅덩이에 떠다니는 소금쟁이와 이름 모르는 곤충들을 구경하기도 한다. 개미가 얼떨결에 떠있으면 개미구조대가 되기도 한다. 물론 개미는 더 놀라서 허겁지겁 도망가는 듯 하지만 말이다.
빗물 웅덩이 놀이터는 사람이 만든 워터파크 저리 가라 할 정도로 재미있다. 다양한 친구들과 놀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만들어 준다.
더구나 웅덩이에서는 곁에 오기만 하면 누구나 평등한 놀이친구가 된다. 놀이터가 아무도 차별하지 않는 장소여서 그런지도 모른다.
그렇게 놀다 보면 신기하게도 아이들만큼 놀이도 진화한다. 비 오는 날, 운동장 한쪽 구석에 있는 작은 집라인에서는 나름 스릴이 넘치는 놀이가 진행되고 있다.
처음에는 집라인 아래에 가득한 물 웅덩이를 피해서 집라인을 타고 돌아오는 놀이를 도전하다가 그다음에는 물 웅덩이를 타고 돌아오는 놀이로 이어지기도 한다. 시간이 더 있었다면 아마도 더 신나는 놀이로 변화되었을 것이다. 늘 아침 시간 30여분을 놀기 때문에 그 뒤가 어떻게 될지는 상당히 궁금하기도 하다. 아이들은 저마다 다른 친구들이 노는 모습에 저절로 까르르 웃음꽃이 핀다.
교회에 다니는 한 친구가 '할렐루야~'를 외치며 물 웅덩이를 스치고 돌아온다. 웅덩이를 자연스럽게 스치며 타야 하는데 옷에 빗물이 다 튀기는 모습이 우스웠는지 아이들은 깔깔깔 배꼽을 잡고 그 웃음소리가 운동장을 가득 채워 운동장이 웃는 것 같다.
특별한 놀이터가 아니어도 무엇하고 놀까 고민할 것도 없이 자연 속에서 아이들은 저절로 놀잇감을 찾고 자기들끼리 잘도 논다.
우리가 아이들에게 줄 것은 그저 안전하게 놀 곳과 친구들, 시간뿐이지 않을까. 아이들은 우리가 아니라 자연이 키우고 있는, 자연의 아이들인지도 모른다.
자연이 누구나에게 평등해서인지 아이들도 자연 속에서는 평등해진다. 아이들 놀이를 지켜보다 보면 우리 어른들이 잃어버린 것 역시 누구나와 순수하게 놀고 싶은 자연스럽고 너그러운 마음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래서인지 아이들이 노는 모습을 바라보기만 해도 즐거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