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점점 Oct 16. 2024

UX 라이터의 4가지 범죄

원문: Putu M. Wijaya - 4 Writing Crimes Every UX Writer Should Never Do



오늘은 제가 최근 가장 재밌게 읽은 아티클을 준비했어요. 인도네시아 여행 서비스 tiket에서 프로덕트 라이터로 일하는 Putu Wijaya의 <UX 라이터의 네 가지 범죄>인데요!


 제목부터 너무 훅 들어오지 않나요? 제가 영어를 잘하는 편이 아닌데도 바로 클릭하게 되더라고요. UX 라이터, 넓게 보면 제품 관련 직군으로 일하는 사람이라면 꼭 알아야 할 직업윤리와 관련한 내용을 유쾌하고 쉽게 설명하는 글이에요.



요약: UX 라이터의 4가지 범죄란?

둔감한 표현: 문맥을 고려하지 않고 무심코 쓴 라이팅

자극적인 제목: 콘텐츠를 실제보다 과장하도록 만드는 라이팅

가짜 긴급성: 사실과 다른 정보로 긴급함을 유발하는 라이팅

컨펌 셰이밍: 사용자를 협박하고 부끄러움을 느끼게 만드는 라이팅



"평생 설탕물 팔 생각이 아니라면, 저와 함께 세상을 바꿔보시죠."

 스티브 잡스가 펩시 경영진 존 스컬리를 애플에 합류하게끔 한 말은, 저 또한 광고인에서 UX 라이터로 전향하도록 만들었습니다.


 저도 존 스컬리와 비슷한 상황에 처해 있었습니다. 저는 단순한 설탕물을 에너지 드링크로 둔갑시켜 팔아야 했어요. 전 사람들을 호도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제가 쓴 글로 사람들을 돕고 싶었습니다.


 저는 UX 라이터가 되고 나서 사람들을 돕는 힘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사람들에게 즐거운 경험을 제공하고, 그들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생각함으로써요.


 직장 동료나 상사가 종종, 회사의 이익에만 도움이 되고 사용자에겐 좋지 않은 글을 쓰라고 압박을 주곤 합니다. 저는 그건 제가 지향하는 가치와도, UX 라이팅 원칙에도 어긋나기 때문에 항상 거절해 왔습니다. 누군가를 속이는 광고 문구는 범죄라고 생각해요.


 나쁜 UX 라이터가 되지 마세요. 제가 범죄 행위처럼 여기는 UX 라이팅의 대표적인 4가지 예시와 예방법을 이야기해 볼게요.



1. 둔감한 표현

 2020년에 엘런 드제너러스*가 "자가격리하는 기분이 마치 감옥에 있는 것 같다."고 농담을 했었어요. 그리고 많은 비판을 받았죠. 영상 속 그녀의 집이 마치 열대지방의 지상 낙원에 가까웠기 때문입니다.


 * 미국의 코미디언이자 영화배우. 한국에서는 <엘런 쇼>로 유명하다.


 엘런의 발언은 둔감했습니다. 물론 농담이었겠지만, 그녀는 대중이 자신의 방을 보고 뭘 느낄지 전혀 인지하지 못했습니다.


 이처럼 둔감한 표현은 광고, 이메일, UX 라이팅 어디서든 일어날 수 있습니다.


ⓒ 이번 아티클의 사진 출처는 모두 원문
흠, 너 뭔가 문제가 생겼구나?
운 좋은 줄 알아. 비밀번호를 바꾸는 건 간단하거든. 이메일로 방법을 알려줄게.  


 여러분이 비밀번호를 잊어버린 상황에서 이런 비웃음을 받는다면 어떨거 같나요? 재밌고 밝은 페르소나더라도, 문제를 겪는 사용자를 놀리는 건 둔감한 겁니다. 적절한 톤으로 콘텐츠를 작성하면 제품과 사용자 간에 견고한 감정적 유대를 만들 수 있어요.


해결 방법 배달을 시작했어요
안심하세요! 비밀번호를 바꿔 줄 마법의 링크를 이메일로 보내 드릴게요.


친근하면서 유용합니다. 너무 진지하지도 않고요.  



 둔감한 표현을 피할 수 있는 방법

 A. 상황 분석

 글을 쓰기 전에 올바른 질문을 거쳐야 적절한 톤을 찾을 수 있습니다.


지금 사용자가 어떤 감정을 느낄까?

경험을 개선하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만약 이 제품이 사람이라면 뭐라고 말할까?

우리가 사용자에게 바라는 액션이 뭘까?

이 메시지 다음에 사용자가 보게 되는 게 뭘까?


 이 모든 질문에 대답하면 상황에 적절한 톤이 뭔지 이해할 수 있을 겁니다. 그 중 어떤 톤을 사용해야 할지 결정해보세요.



 B. 다양한 톤 테스트하기

 어떤 톤이 잘 맞는지 확인하려면 여러 안을 테스트해보는 게 가장 좋습니다. 시안을 몇 개 준비하고, 선호도 테스트나 A/B 테스트를 해보세요. 추측에만 의존하면 종종 결과가 잘못될 수 있습니다.



 C. Tone map 사용하기

 콘텐츠 일관성을 위한 톤 맵(Tone Map)을 써보세요. 쉬운 참고서가 되어 줄 겁니다. 톤 맵은 톤을 계획하는 데 도움이 되는 가이드로, 콘텐츠를 쓸 때마다 톤을 정하는 것보다 훨씬 효과적입니다.


UX 디자인 온라인 교육 플랫폼 UXcel의 톤 맵



 2. 자극적인 제목(Clickbait), 오해하기 쉬운 문구

 자극적인 제목이 해롭다는 것에 우리 모두가 동의하지 않을까요?


 자극적인 제목은 막상 누르면 과장된 내용을 가진 경우가 많아, 아무런 도움 없이 시간만 낭비시킵니다. 이를 잘못 사용했다가는 사용자들의 신뢰를 잃을 수도 있어요.


 하지만 올바르게만 쓴다면, 사람들의 주목과 주의를 구하는 최고의 방법 중 하나가 됩니다.


와!!! 당신이 찍은 사진이 유명해졌어요! 어떤 사진인지 보려면 눌러보세요.
-겉만 번드르르하고 과장된 라이팅-

100,000명이 당신이 올린 뉴욕 센트럴 파크 사진을 조회했어요.
-모든 정보가 적혀 있어 흥미가 안 생기는 라이팅-


위 예시가 잘못된 사례입니다. 반면 아래 예시에선 무엇이 제공되는지 예측할 수 있습니다.



자극적이고 좋은 라이팅 쓰는 방법

 A. 사용자를 이해하세요.

 이걸 읽을 사람을 올바로 이해해야 합니다. 그들이 필요로 하는 것(needs), 원하는 것(wants), 그들의 행동, 문제, 좋아하는 것, 싫어하는 것, 관심 있는 주제 등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B. 적절한 호기심을 자아내세요.

자극적인 제목은 클릭 전후로 사용자가 갖는 정보 간의 격차인 호기심 갭(Curiosity Gap)으로 작동합니다.


 따라서 모든 정보를 공개하진 말고, 사용자의 호기심을 자극시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정보를 조금 숨겨 사용자로 하여금 빠진 정보를 찾으려는 욕구를 자극하는 게 좋습니다.



 C. 약속은 지키세요.

 호기심을 자극했으면, 사용자가 보고 싶어하는 것을 보여주세요. 원하는 정보도 꼭 제공하세요.


100,000명이 당신의 사진을 조회했어요. 어떤 사진인지 확인해보세요.


과장하지 않고도 호기심을 자극할 수 있어야 합니다.



3. 가짜 긴급성

"좋은 UX 라이팅은 진실만을 말합니다."
- Nick DiLallo -

 저는 이 말에 너무 동의해요.


 심리적 편향을 사용해 사용자를 유도하는 건 괜찮습니다. 최적의 결정을 돕기 위해 어느정도 긴급한 척하는 것도 괜찮습니다.


 하지만 실제 상황과 다르면 안 됩니다. 그건 범죄죠. 사용자를 속이는 것이며, 존중과는 거리가 멉니다.


 사용자를 속이지 않고도 긴급함을 전달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A. 사용자에게 절대 거짓말하지 마세요

 가짜 긴급성으로 클릭은 유도할 수 있지만, 사용자가 진실을 알게 되면 서비스에서 이탈할 위험이 있습니다. 사용자의 신뢰와 맞바꾼 단기 성과는 가치가 없습니다.



 B. 적절한 프레임 찾기

 만약 실제로 긴급한 상황이 아니라면, 제품의 추가 정보를 찾아 적당히 부추겨 보세요. 예를 들어, 재고가 부족한 게 아니라면(그래서 곧 품절되는 게 아니라면), 사회적 증거를 제시해 사용자 구매 욕구를 자극해 볼 수 있습니다. "지금 가장 잘 팔리고 있는 상품!"과 같이요.


같은 상황을 다른 방식으로 설명한 네 가지 프레임
왼쪽 위에서부터 시계방향으로 가짜 긴급성/투명한 정보/인기 프레이밍/상품평 프레이밍



 4. 죄책감을 들게 하는 컨펌 셰이밍

 인생에서 한 번쯤은, 서비스 구독 유도 화면에서 [아니요]를 누르려고 할 때 의도적인 불쾌함을 느껴보셨을 겁니다.


더 건강한 삶을 위한 데일리 가이드
매일 메일함으로 보내 드릴게요.

[건강하게 살기]
[저는 건강해지고 싶지 않아요]


누가 거절할 수 있을까요?


 '컨펌 셰이밍'은 [아니요]를 고른 사용자가 스스로를 부끄럽고 한심하게 여기도록 의도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사람들이 더 이상 [아니요]를 고르지 않게 하려고요. 하지만 이 방식은 부적절하고 비도덕적입니다.


 마케터들이 사람들을 이렇게 조작하는 게 효과적이라고 생각하면서 컨펌 셰이밍이 유행하게 되었습니다.



사용자가 자연스럽게 [예]를 선택하도록 유도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꾀 부리려고 하지 말고 명확하게 말하세요.

[예] 버튼을 더 매력적으로 만드세요.

[아니요]를 누르는 건 덜 매력적으로 만드세요. 모욕적이지 않게요.



30일만에 건강과 행복 모두 챙기기
전문 코치가 만든 데일리 가이드를 무료로 받아보세요.

[좀 더 나은 나를 위해 참여할게요]
[괜찮아요]


이건 거절하기 괜찮네요.



 줄이며

 UX 라이팅으로 사용자를 도와줘야지, 협박해서는 안 됩니다. 사용자를 협박하거나 속이는 글쓰기는 반드시 지양하세요.


 죄수가 되지 않기를 바라는 UX 라이터 올림



이번 호와 함께 읽으면 좋은 국내 아티클

▶️ 사용자를 바보로 만들지 마세요 by Joo Jun

▶️ 사용자를 화나게 만드는 'UX 라이팅'의 함정 by Maudie




keyword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