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강에서 비를 피하며
by
전종호
Jan 21. 2022
강가에 앉아 물소리를 듣습니다
강은 물 물 물 하면서 큰 소리로 흘러갑니다
외씨버선길 걷다 호우에 갇힌 밤
툇마루에 앉아 혼자 빗소리를 들었습니다
세상은 온통 빗소리 안으로 가라앉는 밤
펄은 다 물속에 잠기고
저녁나절 어른들 강둑에 서서
헛농사
걱정하며 웅성웅성 빈 걸음에
담배 연기
자욱하던 어릴 적
큰 물 난 금강 마을이 떠오르는 것은
웬일인지 모르겠습니다
어린아이 몸속에 남아 유전된 불안을
아침 동강에 앉아
도저한 흐름에 던져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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