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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강 31

- 길을 찾아서

by 전종호

풀씨처럼 가볍게 떨어져

바위보다 억센 목숨으로

안갯속을 뚫고 우리는 각자

자기 길을 걸어가는 것이다

길은 보이지 않고

세상은 고독 속에 쌓여 있다

곁에 손 뻗어 잡을 벗 하나

곁에 있으면 좋으련만

외로움만이 벗이 되리라

따뜻한 밥 말고도

약간의 온기가 필요하지만

여기는 온전한 어둠뿐이다

사는 일이란 결국 가만히 눈을 뜨고

다가오는 빛을 찾아 더듬어 갈 뿐

오직 할 수 있는 일은

운명을 끌어안고

자신을 찾아 먼 길을 떠나는 것이다

임진강이여 쉬이 안주하지 말라

흘러 흘러 평화의 바다로 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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