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씨처럼 가볍게 떨어져
바위보다 억센 목숨으로
안갯속을 뚫고 우리는 각자
자기 길을 걸어가는 것이다
길은 보이지 않고
세상은 고독 속에 쌓여 있다
곁에 손 뻗어 잡을 벗 하나
곁에 있으면 좋으련만
외로움만이 벗이 되리라
따뜻한 밥 말고도
약간의 온기가 필요하지만
여기는 온전한 어둠뿐이다
사는 일이란 결국 가만히 눈을 뜨고
다가오는 빛을 찾아 더듬어 갈 뿐
오직 할 수 있는 일은
제 운명을 끌어안고
자신을 찾아 먼 길을 떠나는 것이다
임진강이여 쉬이 안주하지 말라
흘러 흘러 평화의 바다로 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