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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의 사유 18

- 호박꽃

by 전종호

같은 것도 꽃이냐

괄시와 천대가

나의 운명이었으나

보리밥 한 덩이로

구차한 목숨을 잇던 시절

들판에 지천인 것들끼리

쿰쿰한 된장국으로 끓어

그대 민초를 먹이고

긴긴밤이면

뒷구멍 호박씨 까는 이야기

핏기 없는 들숨에 날숨을

붙여준 것이 누구냐

나야말로

생명 중의 생명

꽃 중의 꽃이 아니더냐

진심으로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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