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의 고민 따위를 여기까지
끌고 올 이유는 무엇인가
세찬 바람에도 염려를 떨치지 못하고
빛나는 햇볕에도 얼굴을 찌푸리고
종일 바닷길을 걷는 것은 무엇 때문인가
유배로 섬에 갇힌 옛 선비들이
임금을 향해 아침마다 절을 올리며
섬과 서울을 이으려 했으나
결국은 섬에 스스로 갇혔던
조천 금당포 연북정戀北亭에서
멀리 서울을 등지고도
깊은 시름에 빠져있는 나는 무엇인가
심한 비바람에 몸을 떨어도
바닷가 들꽃들이 바람에 잡혀 있는가
바람이 언제 바다에 묶여 있으며
바다가 땅끝 어디에 매여 있던가
하늘 아래 모든 것들이
홀로 허허虛虛 함께 어울려 자유로운데
혼자 멀리 떠나 왔어도
번다한 꿈에 얕은 잠은 자주 깨고
우울에 발목이 걸려 길은 자꾸만 휘청거린다
* 제주시 조천읍에 있는 정자.
조선 시대 유배객들이 한양의 임금께 아침마다 절을 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