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강 16

- 해방의 임진강을 꿈꾸며

by 전종호

꽁꽁 얼어붙은 임진강가에 앉아

분단의 겨울을 끝장내고 다가올

해빙의 봄날을 기다리며

쩡쩡쩡 강이 우는 소리를 듣고 있네


차갑게 얼어붙은 태양 아래서

아침마다 할 수 있는 일이란

뜨거운 입김으로 손을 녹이고

북쪽이 보이는 산성에 올라

저 송악산 너머 백두산을 바라며

오늘 우리는 무엇을 할 것인가

숨결까지 모아 다시 희망을 불러오는 것


개성공단 가는 길은 막혔고

개미새끼 하나 얼씬거리지 않는

평양 거쳐 신의주 가는 도라산역에서

정지선 바리케이드를 부수고

철책 높이 자유의 깃발로 나부끼는


문익환이 꿈꾸었던 것처럼

광주역에서 평양행 기차표를 끊는

장사 속이었겠지만 정주영처럼

소떼를 몰고 통일대교를 넘어

금강산으로 가는 왕래의 길을 뚫는

젊고 당찬 임수경과 문규현처럼

개성을 지나 금단의 땅 휴전선을 밟고

남쪽 북쪽으로 평화의 기운을 퍼뜨리는


오호라 그래 바로 그거야

하얗게 얼어붙은 임진강 얼음을 깨고

우리 안의 기만과 두려움을 몰아내고

칠십 년 단단한 두려움의 에서 풀려나

꿈꾸고 노래하며 금기의 선을 넘어서

평화 통일의 길을 찾아 나서는 일이지


실천하지 않는 선언은 가짜라고

소리 소리쳐 외치며 한 발 또 한 발

빛나는 해방의 아침을 맞이하러 나가면

강고한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고

부란덴부르크 성문이 활짝 열린 것처럼

백오십오 마일 철책선이 통째 날아가고

판문점이 민족 왕래의 통문이 되는

바랄 수 없는 일도 순식간에 확 풀리는 법이지

매거진의 이전글임진강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