꽁꽁 얼어붙은 임진강가에 앉아
분단의 겨울을 끝장내고 다가올
해빙의 봄날을 기다리며
쩡쩡쩡 강이 우는 소리를 듣고 있네
차갑게 얼어붙은 태양 아래서
아침마다 할 수 있는 일이란
뜨거운 입김으로 손을 녹이고
북쪽이 보이는 산성에 올라
저 송악산 그 너머 백두산을 바라며
오늘 우리는 무엇을 할 것인가
숨결까지 모아 다시 희망을 불러오는 것
개성공단 가는 길은 막혔고
개미새끼 하나 얼씬거리지 않는
평양 거쳐 신의주 가는 도라산역에서
정지선 바리케이드를 부수고
철책 높이 자유의 깃발로 나부끼는 것
문익환이 꿈꾸었던 것처럼
광주역에서 평양행 기차표를 끊는 것
장사 속이었겠지만 정주영처럼
소떼를 몰고 통일대교를 넘어
금강산으로 가는 왕래의 길을 뚫는 것
젊고 당찬 임수경과 문규현처럼
개성을 지나 금단의 땅 휴전선을 밟고
남쪽 북쪽으로 평화의 기운을 퍼뜨리는 것
오호라 그래 바로 그거야
하얗게 얼어붙은 임진강 얼음을 깨고
우리 안의 기만과 두려움을 몰아내고
칠십 년 단단한 두려움의 끈에서 풀려나
꿈꾸고 노래하며 금기의 선을 넘어서
평화 통일의 길을 찾아 나서는 일이지
실천하지 않는 선언은 가짜라고
소리 소리쳐 외치며 한 발 또 한 발
빛나는 해방의 아침을 맞이하러 나가면
강고한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고
부란덴부르크 성문이 활짝 열린 것처럼
백오십오 마일 철책선이 통째 날아가고
판문점이 민족 왕래의 통문이 되는
바랄 수 없는 일도 순식간에 확 풀리는 법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