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정發情처럼 번지는 꽃천지에 넋을 잃은 봄날
민주주의는 무슨! 개 풀 뜯어먹는 소리가 되었다
가짜와 왜곡과 심기 경호가 언론이 되고
'외람되오나' 아니면 '불편하시겠지만'
권력의 눈치를 보며 떨고 있는 기자들은
풀보다 먼저 눕고 바람보다 먼저 달아난다
얄팍한 교훈을 포장한 말랑한 언어가 시가 되고
혀의 매끈한 위로로 매출을 올리는 자가 시인이다
시절마다 시절에 맞춘 번듯한 교회에 가서
사랑과 정의와 평화 따위를 구하지 말라
야훼 대신 맘몬의 말씀을 받들어도
이상할 것 없어라 알아서 기고 서로 짝짜꿍
예수는 필요 없다 중요한 건 오직 성공뿐
자본과 권력과 신앙이 목하 삼중 연애 중인 봄날
목덜미 잡힌 아지랑이는 어지럽고
꽃들은 발그랗게 경찰서 눈치를 보며 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