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의 사유 19

- 제비꽃

by 전종호

나무 그늘 아래 햇살 한 줌

또는 콘크리트 미세한 틈을 비집고

하필 아무나 찾지 못할 이 주소에

우아한 자태가부좌를 틀고 앉은

제비꽃이여

작은 것들이 어찌 이리도 당당하여

꽃 한 번 본 가슴마다 지울 수 없는

자주색 화인火印을 을 수 있는가

무수한 벌레 세상에서 일어나

두 눈 부릅뜨지 않고도 어찌

변덕쟁이 바람을 다스릴 수 있는가

두루두루 색상의 조화를 베풀고

허허로이 곱게 일어나는 아침

무릎 꿇고 올려보노니 제비꽃이여

고고한 당신의 기품은 어디서 오는가

욕심 주먹을 활짝 폈기 때문인가

향기를 모두 바람에 탕진한 때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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