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강이 물 반 고기 반이었던 시절이
있었다는 사실을 사람들은 알까
한나절 강에 나가 던져둔 그물을 걷으면
강가에서 가득 기다리던 도부꾼들이
물건을 서로 가져가려 싸웠던 시절이
있었다고 말하면 믿을까
팔뚝만 한 잉어가 파닥거리고
붕어 메기 가물치 동자개가 넘치고
괭이자루 같은 뱀장어들이 줄줄이
주낙에 걸려오던 시절이 있었다는 것을
물 맑은 초평도 모래톱에서 굵은 조개와
시커멓게 수숫대에 달라붙은 참게 떼를
손으로 뜯어 잡았다는 이야기를
숭어를 가마니째 싣고 통통통 통통배 타고
노량진 수산시장에 경매하러 가고
황복 따윈 스무 마리 한 두릅씩 꿰어
울타리에 말리던 시절이 있었다는 걸 알까
한때 배 위에서 또는 강둑에서 군인들과
함께 보초를 서며 임진강을 지켰다던가
육칠 미터나 되는 바다고기 추어를 잡고
웅어와 은어 모래무지를 회쳐먹었다는 사실을
세월이 멀리 흘러 철조망이 강둑을 막아서고
뻘흙이 밀려와 바닥을 메우고 강둑이 좁아져
날마다 여위어 가는 임진강을 끌어안고
빈어貧漁 빈 배로 시달리는 오늘날 어부들이
옛날 임진강 그 호시절 거짓말 같은 전설이
진짜 사실이었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을까 몰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