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의 사유 26

- 민들레

by 전종호

당신이 거나 말거나

이런 변방 후미진 곳에 주소를 두고


당신이 보지 않는 쓸쓸한 날에도

무릎 꿇지 않고 활짝 피어나겠다


봄날이 가물면 가물수록

더욱 긴 뿌리를 뻗어 어린 새끼를 치며


당신 발에 밟혀 꺾이더라도

희고 가는 씨방 훌훌 날려 결실을 보고


오늘 밤 따뜻한 당신과 함께

노랑 이불 덮고 다음 생生을 꿈꾸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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