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뿐 강마을은 오롯이 비어 있다
개구리울음이 어둠 속으로 물러나자
정신 나간 달빛만이 홀로 아득하다
가득하되 흘러넘치지 않는 달빛에
잠 잘 곳 없는 기러기 몇 마리
밤바람에도 몸놀림이 자유하다
길가에 이름 모를 하얀 별꽃들
별을 사모하는 달밤의 조바심 탓에
갑자기 쏟아내는 향기가 환하다
강물은 아래쪽으로 낮게 흘러가며
점점 지경을 넓혀 가고자 하고
몇 달째 오지 않는 비에 흠뻑 젖어
날궂이 하고 싶은 농부들의 마을 앞에
위장막에 몸을 숨긴 포신砲身 하나
달빛에 흠칫 날카롭게 빛나고 있다
새도 향기도 달빛에 허허하거늘
사람만이 마음을 놓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