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의 사유 25

- 메꽃

by 전종호

낮이고 밤이고

보아주는 사람은 없어도

나도 보이는 꽃이고 싶다

담장이나 나무 기둥 같은

지주支柱에 기대어

타고 뻗고 기어오르는 일이

오롯이 운명인

작고 미천한 것들에

애써 허리 굽혀

맞춰주는 이 없으나

장미에 터지는 탄성

다발 나도 받고 싶다

날마다 천변을 걸으며

근육과 명줄을 단련하

인파 속에서 밤새

눕지 않고 타오르는 것이

사는 일이야

달님만이 나를 비추고 있다


매거진의 이전글꽃의 사유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