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꽃이 꽃대 하나 올리지 못하고
이파리만 수풀처럼 무성하다냐
볼 때마다 불평인지 잔소린지
듣고 살던 한 뿌리 마가렛이
어느 날 꽃대 하나를 힘겹게 올렸다
어라 얘가 내 말을 들었나
꽃대 위에 앉은 둥근 꽃몽우리를
꽃을 처음 본 사람처럼 보고 또 보고
돌아서 며칠 뒤에 다시 와 보니
여기저기 꽃대가 올라오고 있다
다 시절이 있고 기약이 있거늘
정녕 꽃 때 하나 알아채지 못한
성급함을 비웃기나 하는 듯
탕 탕 탕 꽃망울 터트리는 날
성마른 사람은 전립선 탓에
꽃의 노산老産 투쟁은 잊어버린 채
오줌을 누지 못해 낑낑거리고
기껏 시원하게 오줌 누는 일 따위가
얼마나 소중한 일인지 깨닫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