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의 사유 28
- 자주달개비
by
전종호
Jun 20. 2022
하늘처럼 높은 세계는 몰라요
햇살 비치는 환한 세상도 몰라요
구석진 화단 뒤꼍이나 도랑 옆길
어두운 곳에
부끄러움
꼭꼭 싸매고
이름 난 꽃 무더기
뒤에 숨어서
비 그치면 빼꼼히 얼굴을 내밀고
정화수 한 사발 청량함으로
피
지요
사람 눈이나 두더지의 발치를 피해
지렁이
숨어드는 한갓지고 촉촉한 땅에
자폐自閉와 고립을 스스로 택하여
비슷비슷한 키의 꽃들이 올망졸망
저들끼리 자수정 눈빛
밝히며 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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