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이 뭐라고 그리 무거우신가
아직 오지 않은 고민을 지고 계시는가
앉은자리 툭툭 털고 일어서면 그만인데
매사 머리 싸매고 골치 아파하시는가
꾀꼬리 울음으로 사시려는가
장미꽃 웃음으로만 사시려는가
잘나고 예쁘고 못난 놈들 한데 어울려
제 멋대로 살아가야 화엄세상이지
돋보이지 않아 꽃 같지 않은 것이
쓸모가 없어 풀 같지도 않은 것이
그렇다고 아무것도 아닌 것도 아닌 것이
겨울이라는 엄청난 물건을 몰아내고
뿌리내릴 땅이야 아무래도 상관없어
논둑 밭둑 심지어 시멘트길 어디서나
고개 들고 활짝 피어야 봄이 오는 것처럼
오르거나 넘어지거나 체념하거나
강약미추强弱美醜 어울려 어깨동무하고
동구밖에 자그만 꽃등 하나 걸 수 있다면
그대가 바로 천국의 길잡이가 아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