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의 사유 47

- 나리꽃

by 전종호

날씨는 점점 이상해지는데

어지러웠던 머리는

이제 조금 가라앉았나요

마음이 복잡할 때는

밖에 나가 나리꽃을 보세요

여린 몸이지만 꼿꼿하게

대궁 하나에 꽃 하나

이거 하나면 족하지 않나요

꾀꼬리 청아한 노래까지

가끔 들을 수 있다면

오늘 하루가 충분하지 않나요

들어줄 사람 하나 없어

마음 답답할 때는

큰 귀 열고 잘 들어주

나리꽃에게로 가세요

나리꽃 같이 마음 열고

사람들 아픈 이야기 들어주는

끄덕끄덕 끄덕이가 되세요

나리꽃 처연한 꽃술을 보며

속 없는 사람꽃으로 살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