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눌노리 54
- 1단계 기초공사 : 기초 철근 배근과 매트
건축부지에 방습용 PE필름을 깔고 그 위에 단열용 스티로폼을 깐 뒤에 철근 배근配筋을 한다. 기초 철근 배근은 구조체의 뼈대를 만들어 가는 과정으로 건축사의 구조도면에 지시된 대로 철근 두께, 간격을 고려하여 설치된다. 구조도면은 정해진 철근의 규격과 철근 배열의 밀도를 결정한 도면으로 건축사가 엄밀하게 건물의 크기와 무게를 계산하여 설계하고, 시공업자는 구조도면대로 작업해야 한다. 이 계산이 잘못되거나 도면대로 하지 않고 철근을 빼먹거나 하면 집에 큰 문제가 발생한다.
철근 배근 과정을 살펴보니 가로 열과 세로 열의 배열 간격이 20~30센티미터 정도로 상당히 촘촘한 편이다. 콘크리트 무게에 깔리지 않도록 겹치는 부분을 철사로 묶고 벽돌로 괸다. 두 집을 하루에 진행하는 과정이 힘에 부치겠다 싶다. 이 과정이 끝나면 다시 거푸집을 만들고 콘크리트를 타설 하여 매트를 완성한다. 현장에서 일하시는 분들은 방석을 깐다고 하신다. 이 매트는 방바닥의 단열과 방습의 중요한 기능을 하게 된다. 따라서 매트를 구성하는 콘크리트의 성분과 질이 중요하다. 콘크리트는 당기는 힘(인장)에 약하고, 철근은 압축강도에는 약하지만 인장력이 강하다. 그래서 철근과 콘크리트는 인장력과 압축력에 있어 상호보완 작용을 한다. 즉 콘크리트가 균열이 가고 파괴되어도 건물의 뼈대인 철근이 버텨주며 건물의 붕괴를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아무려나 철근값이 겁나게 올랐다. 톤당 50~60만원 하던 철근값이 120만원 한다니 2배나 오른 셈이다. 우리와 관계없는 러-우 전쟁 탓이다. 미국발 세계 재편의 기획이 내 발등에 떨어진 것이다. 건축비를 통으로 계산하지 않고 주별로 인건비와 자재비를 계산해 주는 우리의 계약방식에 따르다 보니 고등어 한 손 값을 피부로 느껴지는 것처럼 현장의 작은 비용들을 몸으로 체감하게 된다.
매트를 완성하고 양생 과정을 거쳐 골조 올리기의 2단계로 진행된다. 토목 현장을 둘러보니 다 노인들이다. 몇십 년씩 현장 경험이 있는 노인들이 고수답게 서두르지 않고 느긋하게 일을 하신다. 물어보니 일을 배우려는 젊은 사람들이 없다고 한다. 큰 일은 자동화하더라도 자동화하지 못하는 작은 일들이 많을 텐데 이 경험들이 사라지면 현장의 일들을 누가 할까? 중국동포 발음이 들리는 걸 보면 건축현장도 외국인 노동자 차지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