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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종호 Dec 06. 2022

시인이라면

쉽게 살지 뜻대로 살면 손해라느니

뜻대로 되지 않는다고 심지를 꺾고 

대충대충 잔머리에 눈치 보고 살지 마라

가슴에 닿지 않은 것을 머리로 

쓰는 일은 사는 일이니 피상 머물지 말고 

쓰잘데없이 함부로 말장난을 일삼


헛된 이름과 진정 없는 박수목매지 말고

칼을 갈듯 칼 끝을 목표에 날카롭겨누듯

날을 벼리는 무뚝뚝한 숫돌의 견딤처럼

말과 뜻 핵심을 골라 심장 도려내

언제 질지 모르는 병을 위해 매일 약을 먹 

병든 마지막 아침의 기도를 상상 


반짝이고 빛나는 것이 번득인 하더라도

몸소   체득하지 않은 모두 가짜다

여리게 날숨을  들숨을 깊숙이 받들어야

밟혀도 살아나징한 목숨이 되는 것처럼

흔들리며 꼿꼿한 양심을 단련하는 시인이라면

번뇌 고갱이를 고르고 걸러   편 시를 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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