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편 12
당신에게 가는 길-오키나와 고혼孤魂들의 앞바다에서
by
전종호
Jan 13. 2022
바다, 잔잔하거나 출렁이거나
아니면
거친 까치노을로 덤벼들더라도
당신에게
돌아갈 수 없는 건 아니다
대륙 사막 끝 초원에서
반도의 변방까지
하늘이 스스로 바람길을 내어
새들을 날게 하듯
사람들이
재를 넘고 강을 이어
나와 너 사이
마음 길을 뚫고 살아가듯
바다 밑 물길 따라
물고기가 떼를 이루고
그 위에 뗏목을 띄어
이 민족 저 민족이 이동하듯
큰 바람 불어
바다를 뒤집고 배를 덮쳐도
깊은, 아주 아래
깊은 곳으로
물길을 내고
오키나와에서 제주 앞바다까지
쿠로시오 검은 물길을 따라
돌아가고 싶다.
아, 이방에 나를 팔아넘긴 비루한 조국!
그래도 결코 마음에서 지울 수 없는 그리운 나라
두 날개 다 찢기더라도
한 마리 나비가 되어
이 바다 검은 물길을 거슬러
절절한 걸음으로
당신에게 돌아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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