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편 12

당신에게 가는 길-오키나와 고혼孤魂들의 앞바다에서

by 전종호

바다, 잔잔하거나 출렁이거나

아니면

거친 까치노을로 덤벼들더라도

당신에게

돌아갈 수 없는 건 아니다

대륙 사막 끝 초원에서

반도의 변방까지

하늘이 스스로 바람길을 내어

새들을 날게 하듯

사람들이

재를 넘고 강을 이어

나와 너 사이

마음 길을 뚫고 살아가듯

바다 밑 물길 따라

물고기가 떼를 이루고

그 위에 뗏목을 띄어

이 민족 저 민족이 이동하듯

큰 바람 불어

바다를 뒤집고 배를 덮쳐도

깊은, 아주 아래

깊은 곳으로

물길을 내고

오키나와에서 제주 앞바다까지

쿠로시오 검은 물길을 따라

돌아가고 싶다.

아, 이방에 나를 팔아넘긴 비루한 조국!

그래도 결코 마음에서 지울 수 없는 그리운 나라

두 날개 다 찢기더라도

한 마리 나비가 되어

이 바다 검은 물길을 거슬러

절절한 걸음으로

당신에게 돌아가고 싶다

매거진의 이전글제주 시편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