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의 사유 2

매화

by 전종호

봄꽃이 너무 곱고 설워서 그만

뿌리의 안부를 묻지 못하고

꽃을 품은 하늘이 높고 파래서

가지를 흔드는 바람은 보지 못했네

내 한때 힘과 이름과 외모에 취해

기웃거리던 시절이 없지 않았으나


줄기가 기울어도 매화는 곧게 피고

빛이 까불어도 향기는 널리 번지니

겨울 노래를 참고 듣던 기다림 없이

어찌 봄 뜰에 꽃이 피어나며

이윽한 향기의 맥놀이 없이

봄날의 졸음을 쉬이 달랠 수 있으랴

매거진의 이전글꽃의 사유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