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이 피어야 비로소 봄이다
홀로 한 그루도 충분히 눈부시다만
함께 모여 웃고 피어야 벚꽃이다
한 줄 또는 두 줄로 길게 늘어서
서로 어깨를 걸고 백 미터쯤
걸어가며 피어야 벚꽃이다
함께 모여 떠드는 웃음소리로
사람들의 이마는 더없이 빛나고
드디어 밤이 되어야 벚꽃이다
대낮 꽃잎의 현란한 춤사위와
가로등 아래 달뜬 벚꽃 열병으로
연인들의 사랑은 더욱 깊어 가고
꽃잎 붉어져 부끄러워할수록
팔짱을 끼고 걷는 사람들의 노래로
벚꽃 터널의 그림은 완성되나니
발아래 기대어 오순도순 살고 있는
키 작은 제비꽃 민들레를 돌아본다면
십일천하十日天下라 한들 어떠랴
봄비 내리면
꽃잎 세상 초록 물결로 거듭날 것이니
하룻밤 풋사랑이면 또 어떠랴
꽃 피는 순간에 마음은 열리고
마음은 길 따라 사람의 마을로 이어져
사랑은 다시 시작하는 것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