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파경보

by 전종호

입춘 지나서 다시 모든 것이 얼어붙었다

바람 며칠 훈훈했다고 이제 봄인가 했더니

바깥은 면도칼 같은 바람이 얼굴을 후린다


새들은 먹이를 찾아 바짝 마을 쪽으로 붙고

길고양이는 밤에도 어둠 속으로 들지 않고

툇마루 아래 웅크리고 잠자리를 잡았다


바람은 이리 차가운데 불씨는 어디서 날아오는지

저 강원도 동해안 쪽은 한겨울에도 산불이 나고

얼어 죽을라 산불이 날라 시청 문자는 빗발치는데


꼼짝없이 오가도 못하게 산을 덮는 산악 폭설도

군사처럼 달려오는 시베리아 강바람도 무서워

사람들은 모두 고치에 누에처럼 집안에 틀어박혔다


가을에 심은 수선화가 땅 위로 촉을 내다니

이번 겨울은 춥지 않은가 보다 무심코 했던 말

시건방진 내 입방정 때문인가 오금이 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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